석유화학업계, 올 하반기부터 점차 ‘먹구름’
중동지역의 에틸렌 대공습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대외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석유화학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걸프 지역 국가들이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석유화학부문 설비투자를 확대해 올 하반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이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합성섬유, 합성수지, 합성고무의 주원료가 되는 에틸렌 생상을 본격화하면서 세계 석유화학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올해와 내년에 알주베리, 라비,얀부 등 3곳의 유화단지에서 공장을 가동해 에틸렌을 세계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중동국가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올해 연산 650만t을 추가하는데 이어 오는 201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인 연산 3천300만t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세계 5위의 석유화학 국가인 우리나라의 연산 에틸렌 생산능력 700만t에 견줘봤을 때 그 규모는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중동국가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은 원가경쟁력 부문에서도 국내 업체들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원유와 석유 등 에너지 투입 비중이 다른 산업보다 높기 때문에 고유가가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만큼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 후 나프타를 생산하고, 다시 이를 가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치다보니 국내 유화업체들의 에틸렌 원가는 중동국가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바로 이러한 부분들이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향후 대외시장 경쟁력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고유가로 인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동국가들의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가동에 따른 ‘중동 리스크’가 겹쳐 앞으로 몇 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도 “2008년 하반기부터 중동 공급확대의 영향으로 석유화학경기가 하락 사이클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나원재 기자 wjsty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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