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의 삶과 영화로의 안내서

2008-06-09 09:19
'히치콕-공포의 미로 혹은 여행' 출간


영국 출신 서스펜스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1899-1980) 감독에 관한 책은 이제까지 여러 차례 출간됐다.

이 책들은 그가 만든 공포물이나 서스펜스물에 대한 정신분석, 그의 작품에 쓰인 촬영기법이나 전개방식에 대한 비평 등 저마다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전기작가 진 아데어가 지은 '히치콕-공포의 미로 혹은 여행'(나무이야기 펴냄)은 히치콕의 생애에 대한 충실한 안내서에 가깝다. 지금까지의 저자들과 전혀 다른 독창적인 시각으로 히치콕의 개인적 삶이나 작품 세계를 파헤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는 전기작가로서 특색을 살려 제1장 '리튼스톤 출신의 청과상집 아들'부터 제12장 '노년과 그 유산'에 이르기까지 히치콕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풀어간다.

이와함께 히치콕의 삶을 그리는 과정에서 '39계단', '숙녀 사라지다', '의혹의 그림자', '이창', '새' 등 작품 하나하나의 제작 배경과 관객ㆍ평단의 평가를 간결하게 정리한다.

저자가 히치콕의 삶에서 짚어보고자 했던 부분이 무엇인지는 서문 '쇼맨과 아티스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사이코'에서 1분이 채 되지 않는 샤워신을 위해 1주일간 70개의 쇼트를 찍었으면서도 6분짜리 예고편에 직접 출연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홍보하는 그가 쇼맨이었을지 아티스트였을지 독자에게 묻는다.

그리고 형식적으로는 촬영과 음향, 기법에서 언제나 신기술을 적용하려 했고 내용에서는 죄와 양심, 믿음과 의혹, 현실과 환상의 갈등에 대해 한결같이 이야기했던 히치콕의 50년 영화인생을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권혁정 옮김. 221쪽. 1만2천500원.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