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지진에 견디는 건축물의 비밀
2008-07-17 21:19
우선 내진의 핵심은 철근콘크리트 내진벽으로 건물을 단단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진이 나면 사람들이 대피할 정도의 시간을 벌어주는 지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건물은 금이 가거나 파괴돼 나중에 사용할 수는 없다. 이 방법을 보통 내진설계라고 하며, 광의의 개념으로 면진과 제진의 개념을 포함하기도 한다.
면진은 지진을 면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쉽다. 지진이란 땅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흔들리는 땅과 건물을 분리시켜, 건축물과 땅 사이에 진동충격 완충장치로서 볼 베어링이나 스프링, 방진고무 패드를 설치해 땅의 흔들림의 양을 건물에 보다 적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짦은 주기의 지진파가 강하고 긴 주기의 지진파는 약하다는 성질을 이용해서 건물의 진동주기를 길게 만드는 것이다.
제진은 진동의 반대방향으로 건물을 움직여 지진의 충격을 상쇄시키는 방법이다. 제진의 방법으로 힘을 발생시키느냐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소극적 방법과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뉜다. 즉, 구조물에 입력되는 지반진동과 구조물의 응답을 계산하여 이와 반대되는 방향의 제어력을 인위적으로 구조물에 가하거나, 입력되는 진동의 주기성분을 즉각적으로 분석하여 공진을 피할 수 있도록 구조물의 진동특성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3층 이상에만 건축물에 내진설계가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규정 된 법에 얽매이거나 중국과 같이 경제성의 논리로 내진설계를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대형 건축물의 내진 설계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소형건축물의 내진에도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겠다. 글 : 이재인 어린이건축교실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