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펀드 '뒷북' 추천 논란
유가하락땐 대규모 손실 우려
증권사들이 고유가를 배경으로 자원부국펀드를 잇따라 추천하는 데 대해 뒷북 추천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일본.중국.베트남 증시 활황으로 관련 상품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던 것처럼 자원부국펀드 역시 유가 하락 때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일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부담이 적은 자원부국 관련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삼성증권도 비슷한 취지의 보고서를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은 "러시아.브라질을 비롯한 자원부국은 인플레이션 상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며 "동유럽.중동.아프리카.남미지역의 증권시장은 에너지와 소재의 비중이 높아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업 수익의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증권도 "유가상승의 수혜를 통해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는 중동지역은 향후 증시 개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이 지역 기업들의 양호한 수익성을 감안할 때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투자 포트폴리오 내 중동지역 투자펀드를 포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원부국펀드에 대한 추천이 자칫하면 유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들어 국제유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만큼 조정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 원유생산, 글로벌 산업생산, 달러화를 종합한 종합한 결과 20달러 가량 과열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유가의 상승을 견인한 요인이 펀더멘털이 아닌 유동성 요인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어 가격 부담이 발생할 경우 유가 안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유가가 계속 상승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유가는 과열 양상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는 관련 펀드 가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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