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 외용과 내용을 구별해라

2008-07-17 20:53


탈모치료에 주로 응용되는 약재들 중에서 외용재로 사용되는 약재들을 꼽아보면 대략 측백엽, 고삼, 상백피, 어성초, 황금, 천오, 산초, 홍화, 당귀, 하수오, 금은화, 백지, 백선피, 여로, 생강, 은행잎, 목단피, 단삼, 골쇄보, 계지, 세신, 당약, 인삼, 구기자 등이 있다.

사실 외용약재와 내용약재의 결정적인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니, 인삼, 당귀 구기자 하수오와 같이 내복약재로 많이 사용되던 한약재가 외용 약재로도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복용했을 때 의미가 있는 약재를 외용재로 쓸 경우, 먹었을 때의 효능을 그대로 적용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구기자의 경우 간장과 신장의 기운을 북돋아주고 정혈을 보충해주는 작용으로 인해 탈모치료에 자주 쓰이는데 구기자 추출물을 두피에 발랐다고 해서 간장과 신장이 좋아지고 정혈이 보충된다고 이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다.

이는 우선 내복약재로 쓰일 경우와 외용재로 쓰일 경우에 체내에서 흡수되는 성분들의 농도차이가 있을 텐데, 아무래도 내복약재의 경우 투약되는 약량이 외용재로 쓰일 경우에 비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체내에서 흡수되는 성분들과 피부에서 흡수되는 성분들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것이어서 내복약재로서 보다 의미가 있는 한약재들을 외용재로 활용할 경우 한약재 고유의 효능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약재에 함유된 특정성분들의 작용으로 이해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외용약재의 효능과 구분]

외용재로 쓰이는 약재들은 주요 효능별로 구분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청열(淸熱), 소염(消炎), 소양(消痒)의 효과 : 측백엽 고삼 상백피 여로 백지 백선피 당약
금은화어성초포공영등
2) 발포(發疱)의 효과 : 천오 초오 세신 산초 생강 계지 등
3) 활혈(活血)의 효과: 목단피 계지 단삼 홍화 당귀 은행잎 등

청열(淸熱), 소염(消炎), 소양(消痒)의 효과로 쓰이는 한약재들은 이미 다양한 외용치료제에 응용되어 왔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탈모 치료에도 쓰이는 것들이다. 주로 피부질환이 있을 사용되어 왔는데 탈모가 발생할 때 두피상태가 나쁜 경우들이 종종 있다 보니, 이러한 한약재들이 자주 쓰여서 두피의 염증을 완화시켜주고 염증으로 인한 열을 내려주며 가려움이나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특히 지성두피나 지루성피부염이 있을 때 보다 의미가 있다.

측백엽은 내복약으로도 쓰이기는 하나 성질이 차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하기도 해서, 외용재로 쓰이는 편이며 탈모치료에 있어서도 주로 외용재로 많이 응용된 기록들이 있다. 여로는 각질이 심한 피부염에 효과가 좋으나 독성이 있어서 적은 양을 쓰는 게 좋다.

발포(發疱)효과가 있는 약재들은 탈모를 줄이는 작용보다는 발모(發毛)나 양모(養毛)를 유도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발포(發疱)요법은 피부에 인위적인 상처를 주는 방법으로 손상된 피부세포는 스스로를 회복시키기 위해 세포활성작용 4~5배로 빠르게 증가하며 손상세포를 밀어내고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이러한 방법은 흉터치료에 주로 응용되었는데, 탈모치료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즉, 피부가 재생될 때 피부의 부속기로서 모근의 분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요즘 많이 시행되는 MTS도 약물의 자극이 아닌 침 자극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발포(發疱)작용을 하는 한약재들은 잘못 적용할 경우 오히려 두피를 손상시키고 탈모를 더욱 부추기며 때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해서 함부로 사용하거나 과용해선 안 된다. 특히 지루성피부염을 동반한 탈모의 경우 이러한 약재가 조금만 강하게 작용해도 피부염이 심해져서 환자의 불만과 불안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사용할 때는 수포가 생길 정도의 자극을 주는 게 아니라 약간의 자극을 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공급을 늘려주는 정도로 만약재의 농도를 조절한다.

활혈(活血)작용이란 말 그대로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주는 작용을 말한다. 모근에 공급되는 모든 물질 및 산소는 다 혈액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모근으로의 혈액공급은 모발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탈모를 치료할 때는 활혈(活血), 행혈(行血)시켜주는 한약재를 배합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탈모가 생긴 국소부위의 혈관의 운동을 촉진시켜 혈액은 순환 량을 늘려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공급을 늘려주기도 한다.

탈모치료에 응용되는 외용한약재는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 대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이 외에도 쓰이는 한약재가 더 있고, 좀 더 특수한 효과가 있어서 쓰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위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의 성분들과 작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적어도 이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환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