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조작 의혹 받는 포털업계

2008-05-14 10:13

네티즌- 특정 이슈에 관한 이용자 의견 조작
포털업체- “법률 및 자체규정에 따른 것” 공지

국내 일부 온라인 포털업체들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광우병 문제 등 특정 이슈에 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 네이버 등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는 최근 네티즌들로 부터 블로그와 카페에 올라와 있는 특정 이슈에 대한 동참 회수를 조작했다고 비난받고 있다.

다음의 경우 특정 이슈와 관련된 온라인 서명 횟수와 게시글에 대한 추천ㆍ반대 횟수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글이 수백건 올라와 있다.

이 같은 포털사이트의 ‘조작 논란’은 최근 한․미 FTA 체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문제가 불거진 후 다음 토론방에 이용자들이 올린 글에 대한 서명이나 추천 횟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혹이 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일부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의 해당 화면을 캡쳐하거나 동영상을 찍어 올리며 다음 측이 조작했다는 주장을 입증하고 있다.

다음은 이 같은 네티즌들의 비난에 대해 지난달말 “서명 인원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장애는 데이터 서버의 과부하가 문제”라며 “서명 인원이 일부 누락되는 것처럼 보인 것 역시 사용자들의 서명결과가 여러대의 서버로 분산됐다가 종합되는 과정에서 각 서버별로 카운트가 다르게 지연돼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공지했다.

네티즌들은 또 다음이 정부가 광우병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정부의 압력으로 포털 운영진이 광우병과 관련한 네티즌들의 게시물이과 댓글을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다음은 지난 7일 “최근 이슈로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비롯해 모든 게시물에 대해 관련 법률 및 자체 규정에 따라 동일한 원칙을 적용, 처리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역시 이달 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광우병, 대통령 탄핵 게시물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서비스 약관 및 원칙에 맞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현재 자체적으로 임시 삭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일부 블로거들은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의 수익원을 차단하겠다며 자신의 인터넷 창에 배너광고가 뜨지 않게 하는 방법을 개인 블로그에 올려 유포시키는 방법 등으로 반발하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반발과 불신은 인터넷 사업에 장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당장 이를 달랠 방도가 마땅치 않은 입장이다”라고 토로했다

다음 관계자는 “광우병 이슈와 관련해 다음에 대한 여러 오해가 있었지만 이용자들에게 최대한 사실에 대해 해명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시간이 지난 뒤 일련의 대응 과정에 대해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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