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진 참사로 경제에 '빨간불'
중국 경제에 대형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쓰촨성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리히터 규모 7.8을 기록하며 58년래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될 쓰촨성 지진 참사로 중국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는 물론 인플레 압력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산시성과 쓰촨성의 전력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중국 전체 전력 생산량의 1%가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전력업체 스테이트 그리드에 따르면 5.5기가와트의 전력 생산이 중단됐으며 쓰촨성에서만 4기가와트의 전력 생산 시설이 폐쇄됐다.
에너지 거래기관인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선임 트레이더는 "이번 지진 사태로 중국의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면서 "전력 수요와 원유 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쓰촨성은 중국 천연가스 매장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자원 지역이기도 하다. 페트로차이나에 따르면 쓰촨성에서는 지난 2006년 기준 전국 천연가스 생산량의 22%가 생산된 바 있다.
세계 3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는 지난 4월 18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지진 소식까지 전해지자 국제유가의 하락을 이끌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배럴당 1.86달러 하락한 124.10달러를 기록했다.
지진 발생으로 현지의 전화를 비롯한 통신 수단이 두절돼 인명 피해는 물론 에너지를 비롯한 산업 피해 역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의 2000여 기지국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 사태로 중국의 인플레 압력 역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쓰촨성이 주요 곡창지역인데다 운송 시설의 파괴로 앞으로 재배될 작물의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로직 어드바이저의 윌리엄 오닐 파트너는 "쓰촨성 지진으로 중국의 물가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피해 지역 중에 주요 곡창지대가 포함돼 있는데다 앞으로 (운송문제 등) 잠재적인 문제들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식품 가격은 이미 올들어서만 10% 이상 상승한 상태.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 여파가 아직 중국 본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중국 역시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테드패스트 퓨처스 & 옵션스의 론 로손 최고경영자(CEO)는 "콩과 면 등 곡물과 생필품에 대한 중국의 해외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긴축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죄기'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2일 올들어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4번째 인상해 현행 16.0%에서 16.5%로 0.5%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로써 중국 시중은행의 지준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5% 상승했다고 발표해 인플레를 우려한 인민은행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은행권에서 약 2080억위안(약 27조원) 규모의 유동성 흡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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