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에 이틀째 상승 행진
외인 차익실현.PR 매도우위로 오름폭은 둔화
17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훈풍이 이어지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는 경제성장의 둔화와 주택시장 침체 지속에도 불구하고 인텔, JP모건체이스, 코카콜라의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외국인의 차익실현과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증시 수급 부담을 우려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시장이 '안도랠리'를 거치면서 단기 지수범위는 1680∼1840 선이 될 것으로 본다"며 "박스권이 높아질 수 있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지수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시장의 반등 과정에서 드러난 미약한 거래량 ▲수급 측면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시장 주도력 심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맞물려 2분기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증시의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매를 보면 우리 증시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며 "주식을 다시 팔기 시작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물은 단기 성향이 강한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방향성을 감지하는 데 주식매매 보다 더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보면 일단 코스피지수 1800 선에 대한 부담은 가벼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작은 파도를 염두에 둔다면 비중 축소가 현명한 대응일 수 있다"면서도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감안한다면 저점은 확인된 것으로 판단되므로 큰 틀에서 매수 타이밍을 체크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11포인트(0.57%) 오른 1768.67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1790 선을 넘보기도 했지만 개인의 차익 매물이 확대되면서 장 막판 오름폭이 줄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67억원과 496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2537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 거래 모두 매도우위를 보여 394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보험주(2.06%)가 손해보험업계의 M&A(인수.합병) 재료로 특히 강세를 보였으며 은행(1.76%), 전기.전자(1.39%), 화학(1.21%)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음식료(-0.21%), 종이.목재(-0.28%), 통신(-0.79%), 건설(-0.64%) 업종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는 삼성전자(1.54%), 국민은행(1.98%), 신한지주(1.26%), 한국전력(0.80%), 현대차(1.51%)가 올라 상승장을 견인했다. POSCO(-0.88%), 현대중공업(-2.96%), SK텔레콤(-0.26%)은 하락했다.
전날 매출 11조2180억원, 영업이익 6053억원 등 1분기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LG전자(2.26%)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대형 IT주 가운데 삼성전자는 물론 LG디스플레이(1.41%), 하이닉스(0.90%)도 강세를 보였다.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에 대한 M&A를 재료로 손해보험주들이 올랐다. 제일화재(14.98%)와 그린화재보험(14.86%)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데 이어 메리츠화재(1.89%), LIG손해보험(1.32%), 동부화재(0.88%), 삼성화재(3.40%)가 동반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4.10%)도 한화그룹의 인수추진 의사 공표와 함께 본격적인 인수전이 시작되면서 급등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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