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이산' 통해 인간적으로 성숙해져"
MBC TV 인기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ㆍ김근홍)의 주인공 이서진이 지난해 9월부터 7개월가량 이 드라마에 출연하며 느낀 소감을 전했다.
그는 16일 경기도 MBC용인문화동산의 '이산' 야외 세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잘되거나 힘들어하는 사람 등 여러 분들의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이를 통해 배우로서, 또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도 늘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임금 정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는 애초 60회로 기획됐으나 16회가 연장돼 6월 초 종영할 예정이다. 남은 분량에서는 왕위에 오른 정조의 치세, 정조와 성송연(한지민 분)의 사랑, '정조의 오른팔'이었던 홍국영(한상진 분)의 몰락 등을 그려나가게 된다.
이서진은 촬영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사극보다 스케줄이 빡빡한) 미니시리즈도 출연해 봤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면서 "못 알아들을 것 같은 딱딱한 대사를 이해하고 외우는 것, 인물 성격과 대본을 이해하는 것 등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대본이 나오면 이에 대해 감독님께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편"이라면서 "제기된 문제가 반영되면 대본을 빨리 수정해야 하는데 일정이 빡빡해 이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병훈 PD는 "이서진 씨는 대본 분석을 잘 하고, 드라마 전체를 보는 눈이 뛰어나다"면서 "자신이 출연하지 않는 부분의 오류도 귀신같이 잘 집어낸다"고 맞장구쳤다.
이서진은 극중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상대에 따라 각기 다른 음색과 톤을 원했다"면서 "그래서 영조에게는 효심이 가득한 목소리를 냈고, 홍국영과 박대수를 대할 때는 또 다른 목소리 톤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후궁 자리에 오르게 되는 한지민은 "아직 혜경궁 홍씨로부터 후궁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라면서도 "어제 방송 예고편에서 정조가 송연을 간택하는 장면을 봤는데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극중에서 현대적인 말투를 썼는데 이제는 궁에 들어간 만큼 말의 어미도 달라진다"면서 "심경은 복잡하지만 겉으로는 밝은 모습을 연기해야 하고 기품 있는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3주 후 극중 죽음을 맞게 될 홍국영 역의 한상진은 "시한부 인생이라 대본이 나오면 죽음을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지막 신부터 챙겨보고 있다"고 웃으며 "이서진 이순재 맹상훈 등 선배 연기자들 덕분에 나의 부족한 연기 실력이 부각되지 않아 다행"고 말했다.
극 후반으로 접어들며 악역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어서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홍국영은 당위성과 합리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정조에 대한 충심과 조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생각으로 가득한 인물"이라며 "나쁜 짓으로 보이는 행동일지라도 그 자신은 이를 정당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박대수 역의 이종수는 "이 드라마를 하기 전만 하더라도 나는 연기자의 이미지보다는 예능인의 이미지가 강했다"면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나를 오락프로그램에서 얻은 별명인 '이글 아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대수'라고 할 정도로 연기자 모습을 되찾았다"고 소감을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