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민생 살리기에 매진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추가로 걷힌 세금을 내수 부양에 사용키로 하는 등 올해 경제 운용 방향을 민생 살리기로 설정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미일 순방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서민경제가 살아나고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총선 결과도 경제와 민생살리기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서비스업 육성에 나서겠다는 뜻도 전했다.
◆ 위축된 내수를 살려라=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실제 경제현상보다 내수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며 내수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세계 잉여금을 추경 예산으로 편성해 내수 활성화를 위한 조치에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15조3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추경 예산으로 편성할 수 있는 금액은 약 4조8000억원이다. 이 대통령은 5월 임시국회에서 추경 예산 편성안을 통과시켜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미 기획재정부가 세계잉여금 중 지방교부금 정산분 5조5000억원을 4월에 조기 배정해 서민생활 안정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대통령이 추경 예산 편성 가능성까지 제기함에 따라 내수 부양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회 동의 없이는 추경 예산을 편성할 수 없어 이 대통령이 주장하는 선제 대응을 위해서는 5월 임시국회의 개최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 가능성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물가 불안을 이유로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지만 대통령까지 나서 내수 부양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금리 인하 요구를 모른 척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후 "최근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해 물가 급등세가 진정되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 규제 완화·서비스업 육성 동반 추진=이 대통령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경기를 부양하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본격적인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5월 임시국회가 열릴 경우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규제 완화를 위한 각종 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각각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금산분리 3단계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1단계로 산업자본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고 2단계로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 한도를 현행 4%레서 10% 정도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또 3단계에서는 금산분리 규제 자체를 없애고 자격 심사와 사후 감독을 강화해 부작용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금융위는 1단계와 2단계 동시 추진을 검토 중이며 연내 금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상반기 중 출총제를 폐지할 계획이다. 또 자산규모 32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에 적용돼 온 상호출자금지 및 채무보증금지 기준을 자산 규모 5조원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5월 임시국회에 상정키로 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과 관광, 의료 등 서비스업 활성화에 나서겠다"며 "서비스업이 결국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해당 부처에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신규 취업자는 21만명으로 지난 2005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 육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단지 개발 및 허가기간을 37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하고 관광호텔 영세율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정부는 의료과 교육, 사업서비스 등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30일까지 서비스수지 개선대책을 확정 발표키로 했다.
의료 부문에 대해서는 외국환자 유인 및 알선을 허용하고 해외 의료홍보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 부문에서는 외국 교육기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인학교 설립주체 다양화, 외국인학교 입학요건 완화 등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해연 기자 shjha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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