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만삭스 윤곽 나왔다

2008-04-06 17:29

자통법 시행령안 입법예고

정부가 금융투자회사(증권사)의 설립기준을 낮추고 업무범위는 늘리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 제정안을 7일자로 입법예고했다.

시행령안은 투자매매 투자중개 집합투자 신탁 투자자문 투자일임 등 6개 금융업무가 가능한 금융투자회사 설립의 자기자본 기준을 2000억원으로 정했다.

전문투자가 대상의 위탁매매 증권사는 5억원이면 세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영업자가 상품값 폭락에 대비해 금융투자회사와 파생거래를 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6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자통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금융투자업의 진입단위를 기존 26개에서 42개로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고 밝혔다.

자금이 부족해도 전문성만 있다면 시장진입을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집합투자업(자산운용업)과 투자일임업 등의 경우 자기자본 기준을 현형보다 내렸다.

진입기준은 자본금에서 자기자본으로 바뀌었으며 종합증권업은 500억원, 집합투자업(자산운용업) 100억원, 신탁업 250억원 등이다. 파생업무를 겸하기 위해서는 위험성을 감안해 1000억원을 추가토록 했다.

투자매매 투자중개 집합투자 신탁 투자자문 투자일임 등 6개 금융투자업을 모두 영위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최저 자기자본 기준은 2000억원으로 했다.

이에 비해 위탁매매 전문 증권사는 10억원으로 설립이 가능하고 전문투자가(주로 기관투자가)만 대상으로 할 경우 5억원이면 세울 수 있다.

설립 이후 자기자본의 70%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인가를 취소할 수 있게 했다.

특히 6개 업종을 동시에 영위하는 금융투자회사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정보교류 차단장치를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업의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은 임직원은 자산운용 업무를 겸할 수 없도록 해 내부자정보의 영업 활용을 차단했다.

금융투자회사 업무위탁(아웃소싱) 범위도 확대해 본질적인 업무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위탁이 가능해진다.

본질적인 업무도 일정요건을 갖추면 위탁할 수 있다. 자산운용이 본업인 집합투자업자는 원화자산 20%, 외화자산 100% 모두를 다른 금융투자업자에게 운용을 맡길 수 있다.

장외파생업무의 문턱도 낮췄다. 일반 투자자도 헤지(위험회피) 목적에 한해 금융투자회사와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장외파생업무 수행을 위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요건은 기존 300%에서 200%로 완화했다.

사모펀드는 물론 일반적인 공모펀드에 대해서도 성과보수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펀드별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수수료는 비교공시 대상에 추가해 소비자의 금융상품 거래 비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홍영만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진입 문턱을 낮춰 소규모 특화 금융투자회사 창업이 활성화돼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또한 "다양한 업무 겸영을 통해 선진 투자은행(IB)과 같은 대형 금융투자회사 탄생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일 동안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의, 국무회의를 거쳐 7월 말 시행령을 확정하고 8월부터 기존 증권사를 대상으로 금융투자회사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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