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연 "대만 한국 IT 주력분야 위협"
2008-03-13 08:49
대만이 우리나라의 IT 주력분야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한 만큼 대만IT기업의 국내 주력산업 잠식을 최소화하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세계 IT산업의 강자로 부상한 대만'이라는 보고서에서 과거 저가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로만 여겨졌던 대만 기업이 세계 주요 IT제품의 80%이상을 생산하는 등 세계 IT산업의 강자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 IT기업 3천351개사의 국가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대만 IT기업들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32.5%로 우리나라(22.5%)와 중국(20.5%) 등을 앞섰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계 IT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대만의 비중도 10.5%로 미국(31.5%)과 일본(30.0%)에 이어 3위로 우리나라(6.5%)를 추월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10년전인 1997년에는 우리나라(2.1%)가 5위로 8위인 대만(1.7%)를 앞섰다.
매출액 기준 세계 100대 IT기업 중 대만기업은 13개사로 5개사인 우리나라보다 많았다.
연구소는 대만IT기업이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로 디지털화에 따른 IT산업의 구조변화를 꼽았다. 대만기업들은 거대 양산체제 구축과 수직통합화, 중국 등 저가생산기지의 활용 등을 통해 높은 원가경쟁력을 갖게 됐다.
또 제품라인 세분화와 기업간 유기적 분업체제를 통해 초단납기를 실현하고 있으며 단순조립.양산이 아니라 제품설계를 포함한 제조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ODM방식으로 고부가 제조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이 대만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된 데는 언어.문화적 유사성이 높은 중국을 저가생산기지로 활용하고 대만 정부의 산업기술 클러스터 조성과 세제혜택을 통한 첨단산업 창출 뒷받침, 활발한 창업열기와 협업 등 사회인프라적 뒷받침이 있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그러나 대만 기업들도 조립가공기술의 세계적 평준화 추세에 따른 후발 국가와의 출혈경쟁 가능성과 같은 사업구조상의 한계, 원천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의 부족으로 고수익.고부가 사업화에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대만 IT기업이 국내 주력산업을 잠식하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기업차원에서는 제품의 개발, 생산, 판매 등 전단계에서 원가구조를 효율화하고 글로벌 수준에서 통할 수 있는 절대적.차별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문분야에 집중하고 기업간 협력을 통한 경쟁력을 활용하는 한편, 정부는 불리한 제도적 요인들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IT 정책비전을 내놔야 한다고 연구소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