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기관이 증권사 수수료 최대 40% 챙겨
영업수익 23% 급여…1인당 1억원
회비 주요명목인 시스템개선 11% 불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 증권예탁결제원(이하 유관기관)이 증권사로부터 받는 회비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관기관이 자신의 예산에 맞춰 정액회비만 받의면 되는데 매매실적에 따른 정량회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다.

12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모든 증권사는 매매대금의 약 0.01%(거래소=0055575% 증협=001026% 예탁원=0.002755%)에 해당하는 회비를 유관기관에 내야 한다.

증권사는 매매대금 가운데 최저 0.024%의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받지만 41.66%에 달하는 유관기관 회비(0.01%)를 내고나면 0.014%만 챙길 수 있다.

인건비와 유지보수비까지 감안하면 증권사가 실제 가질 수 있는 몫은 역마진을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활성화와 소비자 이익환원을 위해 거래 수수료를 내리려면 유관기관 회비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유관기관이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원사인 증권사가 부담하는 회비를 적정 수준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기존 정량회비 대신 정액회비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연구원 관계자도 "정액회비를 도입하면 투자비용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와 글로벌시장간 경쟁에서도 유리하다"며 "증권사 입장에서 보면 1년간 감당할 회비가 미리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가능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관기관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받은 회비는 모두 운영비용이나 전산시스템 개선에 쓰이고 있다"며 "정액회비 도입이나 회비 인하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거래소가 전산운영비에 사용한 돈은 영업수익(매출액에 해당) 3012억원 가운데 11.02%인 332억원에 불과했다.

거래소가 공시한 2006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수익의 89.33%인 2691억원이 증권사에서 받은 회비 수입이며 나머지는 상장수수료와 임대료, 시장정보이용료 등이었다.

임직원은 모두 708명이며 영업수익의 23.57%에 달하는 741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해 직원 1명당 1억원 넘게 받은 걸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관기관이 회비에 붙인 명목은 거래소정률회비와 증권업협회비, 예탁원수수료, 손해배상공동기금, 중개수수료 등이며 유관기관간에 중복되는 항목이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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