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줄줄이 인상…신음하는 서민경제
연초부터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곡물가와 유가가 폭등하면서 국내 식료품과 석유류 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각종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요금까지 줄줄이 오를 예정이어서 올해 물가는 4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은 데 이어 4%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곡물가격 급등…식품업체 가격 인상 잇따라
우선 라면, 과자, 빙과류 등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다음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할 예정이며 해태제과 또한 올해 초 출시되는 신제품 가격을 소폭 인상키로 했다. 농심 역시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고유가 현상도 물가 인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휘발유 경유는 물론 주로 난방용으로 쓰이는 등유 LPG 가격까지 오름세를 타고 있어 서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보다 13% 오른 배럴당 연평균 77.5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유가가 일시적으로 1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국제 곡물가와 유가의 지속적인 급등과 최근 급상승 하는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인한 수입물가 급증은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는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6% 증가하면서 지난 2004년 10월(16.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공요금 등 인상…서민경제 직격탄 맞을 듯
지방자치단체가 거두는 공공요금과 일부 개인서비스요금 인상은 서민 가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도내 고등학교 수업료를 지역에 따라 2.8~3% 올리기로 했다. 인천시는 1일부터 하수도 사용료를 23~24% 인상했다.
서울시도 올해 안에 하수도 요금을 20.5% 올릴 계획이며 내년과 2011년에도 각각 20.5%씩 추가 인상키로 했다. 이밖에도 많은 지자체들이 수도요금과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개인서비스요금으로 분류되는 사립고교와 대학의 등록금도 새 학기를 앞두고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학은 이미 두 자릿수의 등록금 인상 폭을 발표하기도 했다. 건강보험수가도 적자 보전을 이유로 이달 중 인상될 예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한국은행의 중기물가목표 한도를 초과한 3.6%로 훌쩍 오른데 이어 이달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이 국제 곡물가와 유가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 물가를 잡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7년 만에 4%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정부의 유연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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