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탄' 임박한 현대차·기아, 시장 다각화 '사활'
2025-02-25 18:30

25일 현대차와 기아가 발표한 1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의 1월 미국 판매량 5만9355대 중 애틀란타주 앨라배마공장 등 미국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은 총 2만2180대다. 기아의 경우 1월 미국에서 5만7007대의 차를 판매했는데 이 중 미국 내 생산량은 총 2만2067대였다. 즉 1월 미국 판매 차량 중 현대차는 62.6%, 기아는 61.3%가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인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수출 의존도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국내 수출 중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5%, 35%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각각 38%, 24%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도 연 27만여대의 완성차를 수출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미국 수출 물량이다.
즉 양사 모두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막대한 영향을 받는 셈이다. 현대차로서는 지난해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앞서 현대차는 HMGMA의 생산 능력을 연 30만대에서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앨라배마 공장에서 연 36만대, 기아의 조지아 공장에서 연 34만대를 생산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12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양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만 171만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영향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중국·인도 등 미국 이외 지역 공장의 생산량이 더 중요해졌다. 미국발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기에 생산량 증대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형차 선호도가 높은 미국 시장과 달리 중·소형차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완전한 대체는 어렵겠지만, 이들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로 미국 시장에서의 타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BHMC)의 수출 물량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그간 대부분의 생산 차량이 중국 내수용이었는데 이후 매달 5000~6000건의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도 5789대의 차량이 수출용으로 생산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동·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된다. 현대차는 올해 BHMC에서 10만대의 차량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현대차는 또 인도에서도 지난달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레타 일렉트릭'을 비롯해 오는 2030년까지 5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인도에 출시할 방침이다. 크레타 일렉트릭은 1월 2주간 인도에서 총 1735대가 판매되며 인도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의 물꼬를 텄다.
기아는 지난달 17일부터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소형 SUV인 '시로스(Syros)' 생산을 개시했다. 이미 인도 현지에서 예약 대수 2만대를 돌파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 흥행하는 가운데 지난달 인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수출용 시로스는 5546대로 집계됐다. 인도 시장을 목표로 제작된 차량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도 판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