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3년간 희망퇴직금만 2.4조…내수부진에 '몸집 줄이기'
2025-02-02 18:00
'억대 연봉' 줄이려 희망퇴직금만 2조4336억…인력·자산 효율화 속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인력을 줄이고 부실채권을 팔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둔 가운데 디지털을 활용한 경영 효율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수 부진이 심화하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인력, 부실채권 등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건 인건비 축소다. 은행 비용 대부분이 인건비로 나갈뿐더러 매년 임금·단체협약으로 임금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 은행원 수는 지난 5년간 총 1만명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던 5대 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지난해 뒷걸음질한 뒤 올해 다시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093명 △2022년 2357명 △2023년 2392명 △2024년 1869명 △2025년 2315명 등이다.
통상 은행은 수십 개월분 월급을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하는데 평균 지급 개월 수 역시 늘었다. 2021년 24~33개월이던 1인당 평균 지급 개월 수는 2023년 26.9~35개월로 약 2개월 길어졌다. 그 가운데 우리은행은 2023년 기준 35개월로 가장 길었다.
은행이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는 건 비대면이 점차 핵심 영업 창구가 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2017년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고, 금융당국은 다음 달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예비인가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비대면을 최대 장점으로 하는 은행이 늘자 상대적으로 전통은행의 비용 대비 영업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이후 별도 관리하며 또 비용이 든다. 이에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이른바 '떼인 자산'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헐값에 팔아(매각) 처리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당초 분기 말에만 하던 상·매각을 2023년부터 분기 중에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점포 영업으로 인력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전통은행의 고정비용이 큰 것은 당연하다”며 “시중은행이 슈퍼앱 같은 디지털 전환에 힘쓰는 것도 비대면 확대로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