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美서 광폭 성장 시동

2025-01-09 14:02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올해 미국서 광폭 성장을 이뤄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출시 당시 분위기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경쟁 약품 대비 뛰어난 효능이 입증되며 처방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2028년에는 미국서 '블록버스터급(연 매출 1조2000억원 이상) 치료제'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렉라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 승인을 받은 뒤 작년 3분기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당시 경쟁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폐암 시장을 양분할 항암 신약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초기 성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작년 3분기 처방 수준은 타그리소 초기와 유사한 정도에 그쳤다. 타그리소보다 비싼 약값, 전체 생존 기간(OS) 데이터 미확보 등의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이 중 OS 데이터 미확보 우려가 해소되며 성장에 불을 지폈다. 최근 존슨앤드존슨(J&J)은 자회사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의 '리브리반트'를 렉라자와 병용하면 OS를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병용 요법은 50개월, 타그리소는 37개월 수준이다. 이는 렉라자의 상업적 가치를 키우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J&J는 당분간 '병용 요법' 효과를 알리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주력 제품인 스텔라라의 특허가 만료된 뒤 이를 상쇄할 성장 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주 예정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도 병용 요법의 높은 효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도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 등 10여명이 현장을 찾아 지원 사격에 나선다.
 
유한양행은 5월 말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결과를 공식 발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보험 등재 확대, 피하주사 제형 교체 등도 처방 속도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제형 교체는 투약 편의성과 약효 개선, 부작용 감소 등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업계에선 렉라자가 2028년에는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8%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렉라자가) 폐암 시장을 타그리소와 양분하며 2028년에는 미국에서 블록버스터급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렉라자 뒤를 이을 후발주자 육성에도 한창이다.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가 대표적이다. 연내 미국 알러지 천식 면역학회(AAAAI)에서 임상 결과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관건은 경쟁 약품인 '노바티스'와 '졸레어'보다 높은 효과를 검증할 수 있을지 여부다.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YH32367'도 후보 중 하나다. 이는 암세포만 표적해 암세포 사멸 효능을 극대화한 물질이다.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유방암, 위암, 담도암 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