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탄핵으로 안 오고 무안사고에 안 타고...벼랑 끝 항공·여행株

2024-12-30 18:33
AK홀딩스 등 애경株 동반약세
아시아나·에어부산은 상승마감

[자료=한국거래소]
여행·항공주가 다시 암초에 부딪쳤다. 비상계엄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에 이어 국내 항공기 사고 중 1997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하며 해외 관광 수요 역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여행 관련 종목들은 이날 하루 동안 약세를 보이며 연말연시 성수기에도 웃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65%(710원) 내린 7500원에 장을 마쳤다. 제주항공은 개장 직후 15% 넘게 급락해 6920원으로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주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AK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12% 급락한 9640원에 장을 마쳤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지분 50.37%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AK홀딩스의 계열사인 애경산업, 애경케미칼도 각각 4.76%, 3.80% 하락했다. 

제주항공 참사의 여파는 항공·여행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제주항공과 같은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3.23%), 티웨이홀딩스(-2.03%), 진에어(-2.83%)가 약세를 보였을 뿐 아니라 대한항공(-3.00%)도 함께 약세를 보였다. 

여행주인 하나투어(-2.16%), 모두투어(-0.72%), 노랑풍선(-2.02%), 참좋은여행(-5.59%)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다만 항공주 중 아시아나항공은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반등에 성공해 2.16% 상승으로 마감했다. 에어부산은 상승 출발해 장 내내 강세를 보이다가 3.14%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들 항공사는 사고 기종인 보잉 737 기종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고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대한항공은 2대를 보유한 반면 아시아나는 한 대도 보유하지 않았다. 참사 다음날인 30일 또 다른 B737-800 항공기에서 또다시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토교통부는 B737-800을 전수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기종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101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제주항공은 39대를 보유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오전 9시 3분 무안공항 착륙 도중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에 충돌했다. 해당 비행기에는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청 등 구조 당국은 같은날 오후 8시 38분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9명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 투자판단에서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 없어진 상황"이라며 "국내 정세 및 경기와 맞물려 항공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안은 어느 항공사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항공업계와 정책당국 모두 사고 수습과 안전장치 강화에 더 전념해야 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번 사고의 심리적인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책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 현실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