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트럼프 장남 만난 정용진...그룹 해외 진출·경제외교 가교 주목

2024-12-18 15:29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트럼프 주니어와의 사진 [사진=정용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 가장 먼저 접촉한 국내 정재계 인사가 되면서 정 회장의 역할과 함께 신세계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재계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를 찾아 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주니어가 친분이 있던 정 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지난달 5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후 국내 정재계 인사 중에는 첫 마러라고 방문이다. 정 회장은 오는 19일까지 3박4일 방문 일정 중 17일과 18일 이틀간 트럼프 주니어와 일정을 함께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 슬로건이자 후원 조직명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마가)'의 뒤를 이을 인물로 지목됐다. 트럼프는  19일 마러라고에서 거액의 입장료를 낸 기부자들과 마가가 주최하는 만찬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주니어의 소개로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 역시 마러라고에 머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와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신설한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이다. 

정 회장이 다음 미국 정부를 이끌 트럼프 측과 접촉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타진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해외 사업 전략과 맞물려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미국 법인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며 미국 내에서 50여 개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라는 이름 대신 '뉴시즌스마켓' 간판을 달고 매장을 늘려가는 중이다. 뉴시즌스마켓은 영업이익률은 1%에 그치며 아쉬운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9년에도 프리미엄 식료품점인 'PK마켓'을 로스앤젤레스에 선보인다고 밝혔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미뤄진 상태다.

이마트와 같은 마트를 포함해 글로벌 유망 브랜드를 국내에 지속 도입 중인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그룹 계열사들이 이번 마러라고에서의 수확으로 미국 진출에 성과가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 여파로 정부의 외교 컨트롤타워 기능이 마비된 만큼 기업인들이 나서 트럼프 당선인 측과 네트워킹하려 노력하는 와중에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할 것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재계에서는 관세를 포함해 현지 사업 및 투자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될 트럼프 당선인 측과 연결되는 채널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며 "정 회장처럼 트럼프 일가와 직접 연결되는 채널을 보유한 사람은 적어 관심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