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추경 동의…내년 예산안 성장률 -0.06% 영향"(종합)

2024-12-17 17:51
여야 기재위원 '추경' 갑론을박
이창용 총재 "내년 예산 경제 하방 압력"
최상목 부총리 "내년 예산 집행준비가 우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현재 재정은 긴축 수준이라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동의한다"고 재차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이 총재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적극적 세출 확대를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재 통과된 예산안은 경제에 약 0.06%포인트 마이너스(-) 영향이 있다"며 "지금처럼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재정을 조금 더 이용할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15일 낸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평가' 보고서에서도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내년도 예산안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우려가 있는 만큼 추경을 통해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통과된 내년도 본예산은 673조3000억원(총지출 기준) 규모인데 올해 대비 2.5% 늘어나 경상성장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만약 추경이나 확장재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 하방 압력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통화정책이 떠안게 된다.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제를 부양해야 하는데 143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인하 속도를 고려할 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야는 추경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소비 침체 해결을 위해서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월이든 6월이든 예산 조정의 필요성이 있을 때 가서 추경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며 야당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예산이 통과된 지 얼마 안 됐고 시행도 아직 안 됐기 때문에 내년 1월부터 예산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집행을 준비하는 게 최우선"며 선을 그었다.

다만 최 부총리는 "내년에 여러 가지 대외 불확실성이나 민생의 상황 등을 봐 가면서 적절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