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내란' 막는다" 여야 한목소리..."4년 중임제·분권형 개헌"

2024-12-15 16:49
"대통령제 하에서 의원들 권한 높이는게 중요"

1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개헌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도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꾸거나 대통령과 국무총리 역할을 나누는 '분권형 개헌'이 거론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헌 카드를 꺼내 드는 모습이다. 개헌을 하고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지금 헌법 개정을 할 수 있는 적기"라며 "국회 차원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임기 단축 개헌을 얘기한 것은 아니고 차제에 헌법 개정을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국회는 곧바로 개헌특위를 출범시켜 87년 체제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고 집단지성으로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제7공화국을 열어 달라"고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여야 모두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꾸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서 조기 대선이 시작하면 어떤 주자라도 '4년 중임제'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시기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해왔지만 탄핵 정국으로 들어선 이상 헌법 개정에 나서진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제도 개선'을 묻는 질문에 "제도적 개혁 문제는 이 혼란이 정리되고 난 다음에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을, 국무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개헌 방안'도 거론된다. 조대현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지난 12일 YTN라디오에 나와 "여야 망라해서 시민사회가 다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형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는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언급된 바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 논의는 시간에 촉박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며 "여러 가지 정치 체제를 장기간 논의해야 하는데 상징적인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현재로선 대통령제하에서 국회의원들의 역할을 키우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