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우스 인니 공략] 떡볶이·라면 이어 딸기 수출 기대..."할랄 인증으로 매출 80%↑"

2024-12-06 05:00
K-드라마 열풍과 함께 인기…맞춤형 인테리어까지 구비
농산물 쿼터제 제한 등 극복 요소

 
롯데마트 자카르타 간다리아점 식품코너에서 현지 청년들이 K-푸드를 즐기는 모습. 왼쪽부터 이마라, 샤후르, 스피넬라 [사진=권성진 기자]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30% 이상이 30세 이하다. 현지 청년층 사이에서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 인기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떡볶이, 라면 등 한국 음식(K-Food)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할랄(이슬람 율법에서 허용한 음식) 인증 확대 등 맞춤형 전략이 향후 인도네시아로의 K-푸드 수출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승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카르타 지사장은 지난달 28일 농림축산식품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는 자국 산업 보호 차원에서 규제가 많고 무슬림이 대부분이라 할랄 식품으로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도 "인구가 2억8000만명에 달하고 한국 이미지도 좋아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도 K-푸드 수출이 활발한 지역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3억1800만 달러로 3년 새 61%가량 늘었다. 

전통적인 수출 효자 품목은 떡볶이와 라면, 김밥, 닭강정 등 분식류다. K-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분식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조성광 롯데쇼핑 인도네시아 글로벌소싱 및 PB 팀장은 "드라마 인기와 함께 김밥과 떡볶이 등은 누구나 아는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며 "최근에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인기를 끌면서 한강 편의점에서 먹는 라면, 얼음컵에 부어 마시는 음료 등도 유명해졌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자카르타 간다리아점 식품코너에서 한국 신선식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권성진 기자]
분식과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 수출도 확대되는 추세다. 딸기와 복숭아, 배 등이 대표적이다. 현지인 스피넬라씨는 "인도네시아에는 딸기나 복숭아가 없어 한국산을 자주 찾는다"며 "가격이 비싼 편이라 혼자 먹기는 부담스럽고 친구들과 나눠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더 늘리려면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과일·수산물 등에 쿼터제를 적용한다.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지만 매년 22개 품목에 한해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올해 한국산 사과 수출을 기대했으나 쿼터에 포함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무슬림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 등을 사용하지 않은 할랄 식품을 섭취한다. 일부 주에서는 할랄 식품 구역이 의무로 지정돼 있다. K-푸드 중 할랄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10~20% 수준에 그친다. 
 
롯데마트에 진열된 사과즙. 빨간 원에 있는 것이 할랄 마크. [사진=권성진 기자]
국내 기업들은 현지 공략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시행 중이다. 식품기업 팔도는 올해 비락식혜 등 음료 5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조 팀장은 "할랄 인증을 받으면 매출이 이전 대비 80% 이상 오르기 때문에 기업들도 (인증 획득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