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그로스 비용 세분화로 수익 개선 나서나

2024-11-26 15:57
쿠팡, 와우 멤버십 인상 이어 풀필먼트 비용 개편
셀러 "요금 세분화에 작은 제품만 팔아야...역마진 우려"
쿠팡 "상생 취지 여전...더 많은 판매자 이용해야"

쿠팡이 이달 중순 로켓그로스 판매자들에게 공지한 가격정책 변경 안내문 일부 [사진=쿠팡]

쿠팡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온 ‘로켓그로스’에 입점한 셀러(판매자)들에게 내년부터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셀러들은 "쿠팡이 '소규모 셀러와의 상생'을 내세우며 로켓그로스 입점을 유도해놓고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안내문을 통해 내년 1월 6일부터 로켓그로스 제품의 반품 회수 및 재입고 비용을 셀러들에게 부과한다고 공지했다. 

쿠팡이 작년 3월 론칭한 로켓그로스는 중소상공인이 상품 입고만 하면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반품 등 쿠팡풀필먼트센터(CFC)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쿠팡에 따르면 셀러들은 내년부터 제품을 크기별로 3단계에서 6단계로 세분화한 입출고 비용을 내야 한다. 제품 보관료는 인하하지만, 보관비 무료 프로모션 기간을 절반으로 줄인다. 지금까지는 매 입고 시 60일간 무료 보관을 제공했는데 내년 4월부터는 30일로 줄인다. 액세서리·의류·신발 등은 45일간 내 무료로 보관 가능하지만, 이는 통상적으로 반품률이 매우 높은 제품군이다.

또한 배송비는 크기에 따라 2000원에서 9000원대까지 부과된다. 반품 시 쿠팡 귀책 제품과 매월 20개 제품을 제외하고 반품비를 셀러들에게도 부과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반품이 20개 미만인 판매자는 매월 60% 수준이다. 여기에 제품이 물류센터에서 나갈 때 반출비도 받는다는 점에서 셀러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캠핑용품 쇼핑몰을 운영하는 로켓그로스 셀러 지모씨(35)는 "반품 비용에 대한 부분이 가장 불합리하다고 느껴진다"며 "현재 쿠팡은 (와우) 멤버십 비용을 고객에게 받고 30일간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당 반품에 대한 부담을 판매자에게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쿠팡 로켓그로스에 입점한 많은 셀러들은 "쿠팡 로켓배송의 반품률은 높을 경우 20%에서 30%에 육박한다"며 "2만원 이하 저가 상품은 마진이 2, 3000원 남는데 반품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에 해당 정책이 적용될 경우 저가 상품은 더 이상 판매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입출고 비용도 세분화된 만큼 부피와 무게는 작고 가격, 마진은 높은 제품만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쿠팡 측은 그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해 차별화된 물류·배송 인프라를 중소업체들과 나누기 위해 로켓그로스를 론칭, 2년간 셀러들의 반품비를 전액 부담했다는 입장이다.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통해 '국민 100% 무료 로켓배송'에 성공하면 셀러들의 성장 기회도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켓그로스 제품의 약 80%가 입출고·배송비가 인하돼 셀러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수수료에는 변동이 없으며, 앞으로 1~2년 동안 각 비용에 무료 및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반품 시 새 상품이 아니면 재고손실 보상 지원은 유지되며, 할인 프로모션도 2년에 걸쳐 제공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다 많은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비용 체계를 오는 1월 변경할 예정이다. 물류 배송 업무에 필요한 비용들을 수요에 맞춰 세분화하고, 다양한 무료 및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해 판매자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