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고 대어' 경기도에 주목하는 은행…"설명회에 8개사 참여"

2024-11-19 18:00
저원가성 예금 확보 위한 각축전…"2금고 싸움 치열할 것"
"지방은행과의 경쟁에서 자유로워"…기관과의 제휴 효과도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등 금융사들이 경기도 예산·기금을 관리하는 '도 금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산업 전반적으로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시급해진 만큼 연간 예산 40조원인 경기도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도청은 지난 13일 차기 도 금고 은행 선정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과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 등 8개 금융사가 참여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중앙회는 이번 설명회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2020년 금고 선정 당시 설명회에 참석한 금융사보다 3곳 더 늘어났다"며 "다만 해당 기업들이 실제 제안서 제출까지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도 1금고는 농협은행이, 2금고는 국민은행이 맡고 있다. 1금고는 1999년부터 농협은행이 맡고 있는 만큼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2금고 싸움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타 금융사들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21년 4월부터 2금고를 맡고 있다. 금고 계약은 4년마다 이뤄진다.

경기도 금고 공모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막대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 입장에서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예금이다. 저원가성 예금이 많을수록 예대마진을 늘려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은행 자금이 예·적금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경기도 금고는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시급한 은행들에게는 큰 기회다. 올해 경기도 예산 규모는 일반회계 32조2000억원, 특별회계 3조9000억원, 기금 4조2000억원으로 총 40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앞서 은행을 선정한 부산시(15조7000억원), 광주시(7조7000억원대)와 비교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공무원과 산하 기관 급여 계좌를 담당하거나 해당 기관과 마케팅 제휴를 이뤄낼 수 있어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경기도 금고는 지역 특화 전략을 가진 지방은행과 경쟁이 필요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선 부산·광주시 금고 선정 과정에서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 등에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며 "경기도는 이런 부분에서 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각축전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청은 21일부터 22일까지 입찰을 희망하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제안서를 받고, 다음 달 19일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의 결과에 따라 1월 초에는 도 금고 은행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