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세부 심사 돌입...특활·예비비 삭감 신경전 예고

2024-11-18 17:08
국민의힘 "민주당 예산 겁박...민생 위한 예산 심사 될 것"
민주당 "국민의힘, 방만한 특활비와 예비비 삭감 필요"

18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를 꾸리고 총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 세부 심의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등 사정기관의 특수활동비와 정부 예비비 대규모 삭감을 추진하면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증액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 선동 예산삭감'이라며 민주당의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결특위 예산조정소위원회는 이날부터 각 부처 사업별 예산의 감액·증액 결정을 논의하고, 오는 29일 예결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심사·의결할 계획이다. 예산소위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6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소위 위원장은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정 민주당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민생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보복성 예산삭감'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심사방향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예산마저도 이재명 대표 '방탄'과 정치 공세에 활용한다"며 "'분풀이식 예산삭감'으로 겁박하고 국가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검찰 특활비 80억원, 경찰청 특활비 32억원과 특정업무경비 6481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안건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기에 민주당이 지난 13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정부 예비비 4조8000억원을 절반인 2조4000억원으로 감액해 단독 처리한 것에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기재위 관계자는 "통상 정부 예비비는 다른 예산안을 마치고 논의했다"며 "이재명 대표 관련한 다른 상임위원회가 시끄러운데, 기재위만 조용하니 민주당이 괜한 트집을 잡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도 정부 예비비 불용액이 3조3000억원에 달한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기재위 위원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예비비를 방만하게 쓰면 안된다"며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쌈짓돈' 같은 예비비를 과다 편성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다음 달 2일과 10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은 오는 22일까지 추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양당 간 어떤 숫자로 추천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추경호 국민의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추가 본회의 날짜는 양당 원내수석 협의를 통해 잡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기후위기·윤리·연금개혁특별위원회 등도 이번 정기국회 내 출범에 큰 틀에서 공감하고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 대통령 친인척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추진하는 것에는 여야 간 입장차가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이 맞물려 있는데, 특검을 거부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이라면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특별감찰관과 특검은 각각 독립해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이 주장한 '채해병 국정조사'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진행될 뿐만 아니라,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밀도 있게 했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