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 판결에 놀란 법조계...."징역형 나오리라 예상 못해"

2024-11-15 20:10
재판부, 김문기 발언 무죄...백현동 발언 유죄 판단
법조계 "예상 완전히 뒤엎은 판결...김문기 보다 백현동 부분 유죄 확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1심 선고가 나오기까지 무려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 가운데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에게 징역형을 내렸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법조계는 대체적으로 징역형까지 나올지 예상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고(故)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발언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와 관련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앞서 이 대표는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제가 시장 재직때는(김 전 처장을)몰랐다. 하위 직원이었으니까"라며 "하위 직원이라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는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박근혜 정부 당시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대장동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일부 무죄,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유죄를 내렸다. 

우선 재판부는 대장동 발언을 두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대표의)발언이 김 전 처장의 개인적·업무적 교유행위 일체 또는 공소사실에 구체적으로 적시된 각 교유행위를 부인 하는 것을 표명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내리면서도 해외 출장골프 사실을 부인한 것만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는 "백현동 부지에 대한 준주거지역으로의 용도지역 변경은 성남시의 자체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성남시장이었던 피고인(이재명)가 스스로 검토하여 변경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국토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이 대표측의 주장을 기각하며 유죄 판단을 내렸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징역형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유죄가 나오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징역형까지 나올 줄은 예상을 못했다"며 "나와도 벌금형만 나오겠지 했는데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결이 나온 배경을 두고 "재판부가 (이 대표가)대놓고 거짓말을 했다는 게 확실하다고 본 거 같다. 법원의 설명 자료를 보니 상당한 확신을 갖고 판결을 내렸다"며 "특히 김 전 처장 건은 넘어갈 수 있다고 봐도 백현동 관련 발언은 향후 2, 3심에서도 유죄를 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서초동 변호사도 "사법부가 엄청난 결단을 내린 거 같다. 사실 징역형이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며 "김 전 처장 부분보다 백현동 부분에서 유죄가 확실했다고 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가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지만 국토부에서 이 대표 측 주장을 부인했기에 재판부 입장에선 이 대표가 거짓말을 했다고 본 것"이라며 "사실 국토부에 한번 확인하면 끝나는 것이고, 검찰이 당사자들을 대면조사하면 바로 드러날 일인데 이렇게까지 국토부가 압박했다고 발언했는지 이해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당직자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전 처장 건이나 백현동 건이나 이 대표의 주관적인 기억 또는 국토부가 압박했다는 감정적인 표현들만 공소장에 기재됐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무죄로 볼수도 있고 유죄가 나올수도 있었다고 보는데 오늘 판결은 판사가 정무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 법조인으로 김 전 처장 무죄, 백현동 유죄로 봤는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