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자회사 美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 선임
2024-11-14 18:29
AI 리더들과 릴레이 회동, 반도체 현안 직접 챙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고성능, 고용량 낸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간 시너지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SK그룹의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면에 나선 셈이다.
14일 SK㈜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다. 지난 9월 이사회를 통해 솔리다임 이사진에 합류하면서 의장에 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다. 약 11조원을 투자했으나 출범 이후 반도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SK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에는 786억원의 순손익을 기록하며 SK 편입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급증한 3조9763억원을 기록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고용량·고성능 SSD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한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QLC 기반 초고용량 기업용 SSD를 업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AI용 낸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날에는 세계 최대 용량인 122TB(테라바이트)의 QLC 기반 eSSD 신제품을 출시했다.
SK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경영진으로 구성된 솔리다임 이사회는 AI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최 회장이 AI용 낸드 솔루션 시장에서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SK의 AI 반도체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 회장은 AI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열린 ‘SK AI 서밋’에서 1시간가량 키노트를 하며 미래 AI 시대를 대비한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TSMC, 엔비디아, AMD,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글로벌 AI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AI 리더들과의 릴레이 미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이어 회동하며 반도체 현안을 직접 챙기고 AI 시대 리더십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