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선고하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최민혜 판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김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씨와 같이 기소된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현 아트엠앤씨) 대표에게 징역 2년을, 본부장 전모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을, 매니저 장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를 충격해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했고, 나아가 매니저 등에게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했다"며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객관적 증거인 폐쇄회로(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였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씨는 가장 연장자이자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죄책이 보다 무겁다. 범인도피교사 및 범인도피, 정당한 사법수사를 방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해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요구된다"고 꾸짖었다.  

이날 김씨는 재판 내내 두 손을 모으고 초조한 표정으로 선고 결과를 지켜봤고 이 대표 역시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4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에 정차해 있는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났다. 이후 죄를 피하기 위해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가 적발돼 구속기소됐다.

당초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씨는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고,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가 김씨와 공모해 매니저 장씨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혐의도 적발해 이 대표와 장씨 모두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다만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해 김씨를 검찰에 넘겼지만 기소 단계에서는 빠졌다. 역추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검찰 측 판단이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