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잡아먹는 AI] 막대한 AI 운영비...2030년 데이터센터 부담 2배 이상 증가한다
2024-11-13 04:51
글로벌 AI(인공지능)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그래픽카드(GPU),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AI모델은 하드웨어가 곧 경쟁력이라고 평가되는데, 국내에서는 전기세 인상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등이 AI 개발 비용 증가로 이어져 시장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차적으로는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사와 이를 임대하는 AI스타트업의 비용부담이 커지게 되며, 나아가 AI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간의 서비스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과 인도 등 AI 경쟁국들은 데이터센터 비용에 조단위 예산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한국 AI정책은 하드웨어 부문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네이버가 지난해 전기세를 포함해 지출한 ‘수도광열비’는 198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AI개발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증가와 함께, 운영비도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AI모델 개발을 위해 사용되는 전력량은 기존 검색엔진보다 10배가량 높다. 구글의 검색엔진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전력량은 시간당 0.3W 수준인 데 반해, 챗GPT는 2.9W를 사용한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AI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2%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AI개발에 따른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증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기세·탄소배출 등 각종 에너지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의 AI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14.9%인 것을 고려하면 내년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의 AI 사용전력은 약 1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세는 2023년 대비 35%가 오를 예정이다. 이 기간 국내 데이터센터의 AI 전력 사용량은 최대 2.5배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관련 기업의 에너지비용 부담은 매년 가중되면서 데이터센터 이용료가 최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과적으로는 급증한 에너지비용으로 인해 국내 AI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의 데이터센터 등 AI개발 하드웨어 투자도 AI 경쟁국과 비교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2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61억 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입했으며, 인도는 지난 3년간 270억 달러를 투자했다.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경우는 2조원 규모의 민간합작 하드웨어 투자계획인 '국가AI컴퓨팅센터'를 발표했지만, 민간자본 유치 등 불확실한 요소와 함께 투자 규모도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데이터센터 종사자는 “AI개발 자체가 막대한 에너지를 쓰는 만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정면으로 대립한다”며 “AI개발을 위한 특별 세금감면, 정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비용 증가에 따른 시장 퇴보가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