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회 2.0' 도입...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 박차

2024-11-11 08:25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과 SK그룹 관계사 사외이사 참여
"OI로 실력 키워  AI 시대 대비…이사회 역할 강화 필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SK 디렉터스 서밋(Directors' Summit) 2024'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SK]
 

SK그룹이 각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 감독’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2.0’ 도입을 통해 그룹 거버넌스 체계를 한층 고도화 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사회 2.0'을 주제로 'SK 디렉터스 서밋(Directors' Summit) 2024'(이하 서밋)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서밋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SK그룹 13개 관계사 사외이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서밋은 2022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은 SK그룹의 주요 전략 회의 중 하나로, 경영전략회의, 이천포럼, 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의 핵심 회의로 자리잡았다.

이번 서밋에서 SK그룹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2.0’을 주제로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사회 2.0'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사회의 진화와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방안이다. 이사회는 기존의 의사 결정 중심 역할에서 벗어나, 사전 전략 방향 수립과 사후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등 ‘업무 감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SK그룹은 '이사회 1.0'을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상장사들이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이사회 2.0' 도입은 이를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이사회 2.0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으로는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대한 크로스 체크 △경영 활동에 대한 사후 감독 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서밋에서는 SK그룹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그룹의 주요 현안과 미래 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반도체, AI, 에너지 솔루션 등 핵심 사업들의 현황을 점검하며, 향후 전략을 구체화했다.

최태원 회장은 오프닝 스피치에서 사외이사들에게 AI 사업 추진 계획과 운영 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 취지를 설명하며, "2027년 전후로 AI 시장 대확장이 도래할 때, SK그룹이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운영 개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는 기존의 의사 결정 중심 역할에서 벗어나, 사전 전략 방향 설정과 성과 평가 등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창원 의장은 클로징 스피치에서 "이사회가 업무 감독 중심으로 역할을 확대해 경영진에 대한 균형과 견제를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이사회 3.0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2021년부터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선진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서밋 외에도 신임 사외이사의 SK그룹 이해도 제고를 위한 워크숍, 사외이사 의장 간 회의체인 '사외이사 의장 협의체' 등 그룹 차원의 정례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사회 역할에 대한 재정의는 글로벌 트렌드와 부합하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사회의 역할을 의사 결정보다는 관리 및 감독으로 재정의하고, 경영진이 대응하기 어려운 중장기 아젠다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SK그룹은 이사회 2.0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