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트럼프2기, 韓 증시 이탈 가속] 코스피 6% 떨어질 때 나스닥 16%↑… 너도나도 'USA 퍼스트
2024-11-11 06:00
국내 투자자 美 보유 주식 규모 약 130조원… 작년 대비 47.92% 증가
증권사들도 실시간 시세 제공·매매 서비스 확대… 투자 진입 벽 낮춰
1400원대 앞둔 고환율에도 일각선 "더 오르기 전 지금이 투자 적기"
증권사들도 실시간 시세 제공·매매 서비스 확대… 투자 진입 벽 낮춰
1400원대 앞둔 고환율에도 일각선 "더 오르기 전 지금이 투자 적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미국 주식을 사야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 우선주의가 재강조되면서 미국 기업의 경영 환경이 크게 개선되는 반면 국내 기업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투자자들을 붙잡을 만한 요인이 크지 않아 트럼프 2기에 개인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이탈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 투자 130조원 규모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5일 기준 약 932억 달러(약 13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보다 47.92% 증가한 수치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수익률이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코스피 지수는 6.12%, 코스닥 지수는 15.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 500 지수는 14.29%, 나스닥 지수는 16.23%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 역시 12.46%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트럼프가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법인세 인하와 금융 규제 완화 방안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 기업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미국의 경제적 강세는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와 맞물려 국내 투자자들에게 미국 주식 투자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수출 위주 한국 기업 빨간불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의 실시간 시세 제공 및 매매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해외 기업 보고서를 하루 2번 제공하는 등 투자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접근성 향상과 함께 미국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증시로 투자 자금을 이동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현재 약 1400원에 육박하며 미국 주식 매수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다. 단, 연말까지는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돼 미국 증시 진입이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 기업 실적 부진
반대로 국내 증시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투자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낸 국내 상장사 165곳 중 102곳이 3분기 영업이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대비 61.82%에 달한다.
특히 심텍과 포스코퓨처엠 등 대표 기업들이 예상보다 큰 실적 괴리를 보였다. 심텍의 경우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5억원에 그쳐 괴리율이 -95.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처럼 주요 상장사들이 어닝 쇼크를 연이어 기록하며, 국내 증시는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와 금리 상승이 주춤할 가능성도 있어,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되었던 국내 증시가 재조명될 여지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안전한 대안'을 찾아 떠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어 미국 주식으로의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생산, 소비, 투자 전 부문에 걸쳐 증가세가 정체 또는 둔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수출수요가 견조하지만 확장적이지 않고 IT 이외 업종으로 수요 회복 확산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