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트럼프 시대] 트럼프 압승에는 '라틴계 남성·청년' 있었다

2024-11-07 17:52
WP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트럼프 측으로 옮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집회의 무대에 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11·5 대선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압승 키워드는 ‘라틴계 남성’, ‘젊은층’ 등으로 압축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수십년간 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트럼프 측으로 옮겨와 지지층이 재편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라틴계, 처음 투표하는 사람,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 등에서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전했다.
 
먼저 트럼프는 유색 인종 유권자 그룹 중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앞질렀다. 미 CNN이 선거 당일 및 사전투표 등에서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트럼프(54%)는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 지지율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4%)보다 10%포인트(P) 더 높았다.
 
라틴계 남성 유권자는 트럼프가 출마했던 2016년과 2020년 모두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31%P,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P 우위에 있었다. 해리스는 라틴계 여성 유권자 그룹에서는 24%P 우위를 보였다. 다만 이는 2016년(44%P), 2020년(39%P)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막판 판세를 뒤흔들 것으로 보였던 ‘쓰레기 섬’ 발언이 실제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뉴욕 유세 현장에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는 미국 내 600만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이 됐고, 트럼프 진영은 역풍을 맞았다. 하지만 바이든이 이틀 후인 29일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언급하면서 전세가 역전된 바 있다.
 
아울러 두 후보에 대한 인종별, 성별 득표율 차이는 교육 수준에 따라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미 NBC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 유권자 중 트럼프와 해리스의 득표율은 각각 55%, 42%였다. 여성 유권자에게서 트럼프와 해리스는 각각 45%, 53%의 표를 얻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2020년보다 3%P 올랐다.
 
백인 여성의 경우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의 57%가 해리스에게 표를 줬고 트럼프는 41%에 그쳤다. 이에 반해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 여성의 경우 해리스는 35%, 트럼프는 6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학을 가지 않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56%의 표를 얻었는데, 이는 2020년과 비교해 6%P 높은 수치다. 대학을 가지 않은 유권자들의 42%는 해리스를 선택했다. 반대로 대학 학위 소지자의 55%는 해리스에게 투표했고, 42%는 트럼프에 표를 줬다.
 
세대별로는 트럼프가 젊은 층에서 지지세가 늘어났다. 18~44세 유권자에서 여전히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가 우위를 차지했으나 격차는 이전보다 줄었다. 18~29세 유권자 그룹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2016년에는 19%P, 2020년은 24%P 더 높게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에 해리스의 우위 규모는 13%P였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한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는 9%P 우위를 보였다. 2020년의 경우에는 바이든이 32%P 높은 지지를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