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관망세 확산에도 몸값 높이는 목동 아파트

2024-11-08 09:00
전통 학군지·재건축 호재에 단지마다 신고가 잇달아
14단지 중 6곳 정비계획 마련…5만가구로 탈바꿈 앞둬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ajunews.com]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에선 신고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주요 학군지로 꼽히는 데다, 최근 단지별 재건축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8월 26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26% 올랐지만 9월 마지막 주(9월 30일)에는 0.10%, 지난달 마지막 주(10월 28일)에는 0.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강도 높은 정부와 시중 은행의 대출 옥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 중이다. 시중 은행은 유주택자 대출 제한에 들어갔다.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경색됐지만 목동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5단지' 전용면적 65㎡는 20억원에 팔리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앞선 최고가는 지난 9월 19일 거래된 19억원이다. 한 달 만에 1억원 뛴 것이다. 

같은 단지에 있는 전용 95㎡는 지난달 10일 앞선 최고가보다 6500만원 많은 24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115㎡는 지난달 8일 27억9000원에 손바뀜하며, 9월 24일에 세운 최고가 27억원을 넘어섰다.

다른 단지도 비슷하다. 목동 '목동신시가지1단지'에선 지난 9월 29일 전용 154㎡가 기존 최고가보다 3억원 많은 32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동 '목동신시가지2단지' 전용 97㎡는 지난 9월 29일 직전보다 3000만원 많은 23억3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달 13일 세운 최고가 기록을 2주 만에 경신한 것이다. 

목동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48㎡는 지난달 22일 14억75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동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101㎡는 지난달 16일 25억8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보다 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 단지 전용 74㎡는 지난 9월 5일 21억2000만원에 팔리며 한 달 전 세운 신고가 기록을 재차 갈아 치웠다.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8단지' 전용 71㎡는 지난 9월 27일 기존 최고가보다 9500만원 많은 17억9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는 지난 9월 7일 전용 108㎡가 22억2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보다 6500만원 오른 것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2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 조감도 [자료=양천구청]

목동은 강남구 대치동·노원구 중계동과 함께 서울 시내 '3대 학군지'로 꼽혀 평소에도 큰 관심을 받는 지역이다. 여기에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의 정비계획이 속속 구체화하면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비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불리는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1985~1988년 입주한 노후 단지다. 현재 2만6500여 가구 재건축이 완료되면 5만 가구가 넘는 미니 신도시가 될 전망이다.  

재건축은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목동11단지를 끝으로 모든 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됐다. 14개 단지 중 6곳이 정비계획을 마련했다. 양천구는 연내 서울시에 정비계획 결정을 요청하는 것을 목표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으로 정비계획 수립을 돕고 있다.

추가 분담금과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40층대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는 것이 눈길을 끄는 요소다.

주민 의견 청취 등을 가장 빨리 마무리한 목동6단지는 지상 최고 49층, 217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4·8·13단지도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한다. 목동신시가지에서 유일하게 최고 60층을 추진하던 14단지도 최근 서울시 신통기획 자문을 거쳐 49층으로 낮추기로 했다.

12단지도 지난달 말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마련했다. 이 단지는 고도 제한으로 43층으로 최고 층수를 잡고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서울 서쪽 지역에서 주거 환경이 가장 우수한 곳으로 노후화가 유일한 단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낙 매물이 없는 곳인 데다 재건축 기대감이 겹쳐 급격한 금리 인상과 같은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가격 조정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