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트럼프 시대] 화석연료 부활 예고..."韓 에너지정책 재점검 시급"

2024-11-08 06:00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산업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중시하던 바이든 행정부 때와 정반대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원유 등 화석연료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면 전기차·이차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관련 생산시설 운용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통상전략 회의 등을 통해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재생에너지 등 주요 업계와 대미 수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주요 업종별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간담회를 추가로 열고 세부 이슈별 대응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 이행과 관련한 영향 분석 등을 위해 기존 부처 내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기로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된 에너지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에너지 분야는 두 행정부 기조가 가장 크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화석연료 부활 정책으로 원유 생산이 늘어나면 국제 유가는 안정화할 가능성이 높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등도 마찬가지다. 다만 친환경 에너지 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협약·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화석연료 생산 확대 △전기차 의무화 정책 종료 △재생에너지 보조금 철폐 △환경 규제 철폐·축소 등을 주요 공약을 내세운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1기 당시 파리협정을 탈퇴했던 만큼 2기에 들어서도 재탈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이 또다시 파리협정과 UNFCCC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동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각국의 기후변화 정책도 영향을 받게 돼 여러 환경 보호 조처가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 발전 분야는 수혜를 누릴 수 있다. 트럼프는 2017년 첫 번째 대통령 취임 당시에도 원전 부활을 선언하고 침체돼 있던 원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바이든 행정부와 손잡고 추진하던 정책을 강행하다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가 파리협약은 물론 UNFCCC까지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에 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 국익을 챙기는 에너지 정책 수립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