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스페인에 역사상 최악의 홍수가 덮쳤다…원인은?

2024-11-07 15:26
지난달 발생한 스페인 남동부 대홍수…사망자 300명↑관측
8시간 내린 비, 20개월치 강수량보다 많아…토네이도·우박 동반
원인은 기후변화…지구 온도 1도 상승할 때마다 세계 GDP 12%↓

지난달 29~30일 스페인 발렌시아 등 남동부 지역에서 8시간 동안 318mm 비가 내리는 대홍수가 발생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역사상 최악의 홍수가 덮쳤다. 사망자 수가 300명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영 통신사 EFE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사이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211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FE는 "발렌시아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실종자의 수는 89명이나 다양한 기관과 조직에서 발생한 실종자가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사망했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페인 기상청은 이번 발렌시아 지역 등에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이 지역의 지난 20개월치 강수량보다 많다고 전했다. 발렌시아 서쪽 치바에선 밤 사이 4시간 만에 이 지역 통상 강수량인 72mm의 4배가 넘는 318mm 비가 내렸다. 폭우와 함께 토네이도가 발생하고 우박이 떨어져 피해가 커졌다. 
 
◇스페인 최악의 홍수...원인은?
[사진=EPA, 연합뉴스]

이번 홍수의 원인은 이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기후 현상 '고타 프리아(gota fria·차가운 물방울)'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해 최악의 폭우가 발생했다는 것.

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도 이번 대홍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에서 이런 폭우는 의심할 여지 없이 기후변화로 초래된 결과"라고 밝혔다. 오토 박사는 "화석 연료 연소로 발생한 온난화가 섭씨 1도씩 올라갈 때마다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토 박사는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국제과학자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세계기후특성(WWA)의 공동 창립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경제엔 영향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극심한 기후변화가 이상기후 형태로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도 대두됐다.

지난 5월 하버드대 경제학자 에이드리인 빌랄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디에고 칸지그 교수는 전미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2100년까지 화석 연료 사용으로 지구 온도가 3도 오를 경우 전 세계 생산, 자본, 소비가 50% 넘게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로 지구 온도가 섭씨 1도씩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2%씩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4일 펴낸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정부가 기후변화에 무대응하는 경우 오는 2050년 우리나라의 GDP는 1.8% 감소할 것"이라며 "2100년에는 2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