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누가 이기든 호재..."44년간 11월 평균 수익률 최고"

2024-11-04 06:00
미국 대선 있던 해 11월, 평균 상승률 웃돌아
외국인, 12.6조 셀코리아 반전 기대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석 달째 외국인 투자자의 '셀 코리아'에 시달린 한국 증시가 드디어 미국 대선 종료라는 '호재'로 부진에서 탈출할 기회를 얻게 됐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 회피 심리가 강해져 시장 활력을 떨어뜨렸고, 선거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이에 따른 증시 과매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하반기(7~10월) 코스피 거래 실적은 12조6530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월별 합산 거래 실적으로 보면 7월 한 달만 순매수(2조696억원)였고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 내리 순매도(-2조7604억원, -7조6849억원, -4조2774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3개월간 순매도 규모는 14조722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순매도 금액(-4조8350억원)의 3배에 달한다. 코스피 지수는 7월 말 2770.69포인트(종가 기준)에서 10월 말 2556.15로 7.74% 하락했다.

코스피는 8월 초 전 세계 증시와 함께 급락했지만,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증시가 활발한 거래를 일으키면서 반등·회복하는 동안 오히려 소외됐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YTD(연초부터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 20% 이상 상승한 데 반해 국내 시장은 하락했다"며 "수급 부재, 이익 하향 외에 시장 활력 저하를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트럼프 관세 정책 피해 분야로 전망되는 반도체, 자동차, IT하드웨어 등 각종 제조업 수출 업종 수익률이 특히 저조하게 나타났다"며 "그러나 분야를 떠나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주요 국가 지수 내 한국 증시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에선 트럼프 후보 당선 시 그의 정책기조에 따른 수혜·피해 예상 업종을 사고 파는 '트럼프 트레이드'로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히 일어났으나, 경제구조상 제조업 중심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선 트럼프 당선 시 리스크 자체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더 컸다는 진단이다.

신 연구원은 "한국은 가뜩이나 트럼프 당선의 대표 피해국가 중 하나인데 (투자자들이) 미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둔 불확실성에까지 노출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 이후 정책 리스크보다 더 두려워한 것이 대선 불확실성이며, 트럼프나 해리스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선을 소화한 이후에는 증시에 대한 과매도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곧 치러질 미 대선에 대해 "불확실성 경계감 속 (기업들의) 실적에 따른 종목 장세만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결과가 나오고 나서 수혜·피해가 극명한 업종별 트레이딩이 진행될 수 있다"면서도 "당장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누구냐에 따른 방향성 결정보단 불확실성 해소가 더 중요하고, 결과가 나온다는 것 자체는 증시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4년간 코스피 월평균 수익률을 살펴봐도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의 11월은 평균 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80년부터 지난해까지 11월의 평균 수익률은 2.78%로, 열두 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의 11월 평균 상승률은 3.46%로, 전반적인 11월 평균을 웃도는 수치이다. 이는 연말 배당 기대감과 미국 대선 직후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손실을 기록한 경우는 16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