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보수 원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과는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경제 간담회'를 가졌다. 이를 두고 기존 강성 이미지를 연성화시키는 '중도 외연확장'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과 100분간 오찬 회동을 하고 자문을 구했다. 윤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핵심 참모로 활약한 '보수 책사'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은 강하게 비판한 '합리적 보수'로 분류된다.
 
윤 전 장관은 "국내외 상황이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낮아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면서 "민생이 국정의 기본인데 지금 정부가 그렇게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국가가 불안정해지니까 국민들 삶에도 악영향이 너무 크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여야가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지금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하고 감정적 적대감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오찬을 마치고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2차 여야 대표회담 개최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고, 국민들이 서로 적대적으로 가는 상황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만나야 한다. 문제들을 드러내 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한 대표께서 어렵겠지만 자주 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대표들을 만나 '민생경제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경제의 핵심은 순환이다. 심장이 튼튼해도 손발에 피가 안 통하고 썩어들어가면 죽는다"면서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골목경제, 서민경제가 살아야 나라경제도 튼튼해진다"고 비유했다.
 
그는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정말 대책이 없는 것 같다. 의지도 없고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민생회복지원금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 국가정책연구기관에 의해 증명이 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 전 장관 외에도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보수 원로들과 잇달아 회동한 바 있다. 다음 달 4일에는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에 참석하고 11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경영계 의견을 청취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