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2024년 10월 31일자)
2024-10-31 07:44
국내 사모펀드(PEF)가 지난 20여 년간 설정액 136조원 규모로 성장하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요 주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의 근원지로 평가받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경영권 분쟁 소송은 총 242건에 달한다. 2019년 154건, 2021년 185건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2023년에는 266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19년간 설정액 기준 341배 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기준 136조원 규모에 이르렀다. 초기에는 주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자본을 제공해 성장에 기여하는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대형 상장사 경영권 인수에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구조적 문제가 사모펀드와 기업 간 경영권 분쟁이 잦아진 요인으로 꼽힌다. 시가총액이 3000억원 이상인 상장사 479곳 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33% 미만인 기업은 44%에 달한다. 상당수 기업이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사모펀드가 기업을 장악하거나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수익 창출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매각하거나 상장, 재상장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 기업가치를 훼손해 단기 성과를 내는 사례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사모펀드들이 해외 사모펀드들의 최근 행보처럼 인수한 회사의 단기 매출이 아닌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을 중심에 두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유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