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물고기 던져주기 '창업벤처 40년 톺아보기'

2024-10-24 17:10

 
"잡은 물고기 던져주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활력 있는 다수의 육성'이라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다."

1982년 전두환 정부부터 2022년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40년에 걸친 창업벤처 정책을, ‘정책수단’이라는 렌즈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김동열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겸임교수다.

창업벤처 정책과 관련된 법률의 변화 속에서 정책수단의 유형을 뽑아내고 통계로 만들어, 40년의 정책흐름을 숫자와 그림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새롭다. 선호하는 미래의 정책을 위해 자신의 보유 자원을 투자해 정책을 혁신했던 정책 선도자 7인(우병규 의원, 이민화 회장, 정해주 장관, 송종호 청장, 이장우 교수, 한정화 청장, 정태호 의원)을 선정한 점도 흥미를 이끈다. 

저자는 창업벤처 정책의 문제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에 있다고 진단한다. 1982년 이래 창업벤처 정책 40년이 지났지만, 기회형 창업의 비중보다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여전히 높고, 창업기업의 생존율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이유를 정책수단에서, 정책의 세부 내용(디테일) 설계에서 찾는다. 

즉,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고 보호하고 규제하는 방식으로, 잡은 물고기를 던져주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부의 직접적이고 권위적인 지원방식을 벗어나 성공한 사례를 들기도 한다.

시장이 스스로 선택하고 투자하면 정부가 매칭해서 추가로 투자하는 팁스(TIPS) 프로그램의 성과가 뛰어나고, 이것이 스타트업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게 된 이유가 바로 정책 수요자 중심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이 책은 시장경제의 미래를 위해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지만, 정부 규제의 포획도 흔히 발견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정부가 과잉 개입하지 않는 사회,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정부, 간접형과 역량형성형 수단의 비중이 높은 정책설계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편 저자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사, 석사)와 정책(행정학 박사)을 공부했다. KDI, 현대경제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서 경제정책을 분석했다. 정책 현장(입법부, 행정부)에도 있었다. 현재는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겸임교수로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과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고기 던져주기: 창업벤처 40년 톺아보기』, 『한-러 경협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과 과제』, 『어떤 경제를 만들 것인가』, 『대한민국 미래지도』, 『대한민국 경제지도』, 『우정사업 민영화, 작은 정부는 가능한가』, 『기술혁신과 기업조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