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재소집한 금융당국…"공격적 대출 영업이 문제" 압박강도 높여

2024-10-23 16:00
"손쉬운 주담대만 해서는 안돼…풍선효과 대비책 마련 중"
임원 참석한 회의…업계 "실제 조치 취하라" 압박으로 분석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과 지방은행·인터넷은행을 불러 공격적인 대출영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금융권의 경우 8일 만에 또다시 가계부채 점검회의에 소집됐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 여파가 타 업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부처와 2금융권 협회,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가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9월 이후 은행권 스스로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대출 수요가 다른 업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도 “보험·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선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의 과당경쟁이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잉대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7월 5조2000억원에서 8월 9조7000억원까지 확대됐지만 9월 들어 5조2000억원으로 둔화됐다. 다만 회의 참석자들은 시장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현재의 엄격한 관리기조를 유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권 사무처장은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주담대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하기보다 은행권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다양한 자금수요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 등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5일 2금융권을 긴급소집해 가계부채 관리강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짧은 기간 두 번의 점검회의를 진행한 것을 두고 금융사들에게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 봤다.
 
2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번 점검회의에는 실무자만 참석해 무게감이 떨어졌는데, 이번엔 대출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임원급이 참석했다”며 “풍선효과에 대한 경고를 하면서 대출관리 정책을 펼치라고 강도를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세가 컸던 새마을금고와 보험사들은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고려하거나 시행 중이다. 당장 주요 보험사들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과 삼성생명은 유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현대해상·하나생명·NH농협손해보험 등은 주담대 한도가 조기 소진되면서 신규 접수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하나생명도 대출심사 인력 부족으로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를 제외한 신규 주담대를 중단했다. 새마을금고도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담대 취급 제한 등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