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사람이 AI 결정 따르는 '알파고의 손' 시대 멀지 않아"

2024-10-22 17:12
"인공지능에 의사결정 의탁하는 사회로 이동중"

아자황 박사가 2016년 3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치러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5번째 대국에서 이 9단이 놓는 수를 바라보고 있다.[사진=한국기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창작성의 요건을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22일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콘텐츠분쟁조정포럼’에서 이처럼 말하며 “인공지능에 의사결정을 의탁하는 사회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원숭이가 캔버스를 펼치고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면 그것은 원숭이의 창작물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일이 인공지능에서 벌어질 것인가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에 창작의 동기를 마련해주거나, 그것을 발현하게 하는 것은 사실은 생각보다 쉽다"며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글에 키워드를 치면서 정보를 검색하던 시절에는 우리가 의사결정했다”면서 “지금처럼 ‘알려줘’, ‘추천해 줘’라고 할 경우 제일 먼저 추천해 준 것에 경도되고, 답으로 믿는다면 의사결정 주체가 (인공지능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016년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 당시 알파고의 돌을 놓아주는 역할을 했던 아자황을 언급하면서,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을 하고 사람이 이를 따르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이미 뉴스를 만들고 있다”며 “야구 중계, 증권 소식 등 의견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기사에서 출발했으나, 서서히 인공지능이 논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데이터들이 늘어나면서 이것은 누구의 의견이냐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저작권 보호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초기엔 저작권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결이 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작권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다”며 “2차, 3차 가공해서 사용하거나 여러 데이터를 사용해서 그 데이터의 기여를 정량화하기 힘든 단계로 넘어가서 지금 같은 형태의 저작권을 보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교수는 "국회는 인공지능 윤리법 공론화, 언론은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담론 형성, 교육은 인공지능의 적절한 사용에 대한 교육, 기업은 데이터 공정사용 등을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승 교수 [사진=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