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이공계 출신' 차세대 법률가 뜬다…리걸테크 시장 '견인'
2024-10-22 15:48
법조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리걸테크(LegalTech)' 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각 리걸테크 기업에서 핵심 주축을 맡아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이공계 출신 법률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리걸테크 기업 중 로앤컴퍼니 이상후 변호사(변시 2회), 베링랩 문성현 외국변호사, 로앤굿 박수진 변호사(변시 7회) 등 이공계 출신이 전면에 포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걸테크는 법률(Legal)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말로 IT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법률 서비스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법률종합포털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법률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AI를 통해 법률 리서치, 초안 작성, 문서 요약 등 기능을 제공한다. 로앤컴퍼니에서 이 같은 AI 기술 개발을 맡고 있는 핵심 주축은 AI연구소다. 이상후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개발자로, AI연구소에서 AI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를 졸업했다. 재학 시절 해킹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특이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학부 졸업 후 연세대 로스쿨에 진학하고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로앤컴퍼니에 합류하게 됐다.
로앤굿은 변호사비 지원(소송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리걸테크 기업이다. 지난 3월에는 사업을 확장해 비법조인들이 판례, 유권해석, 지침 등 법률정보를 자연어 문장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AI 챗봇 서비스 '로앤서치'도 출시했다. 로앤굿 이사인 박수진 변호사는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세종 등 대형로펌을 거쳐 로앤굿에 합류했다. 현재는 로앤굿 주력 서비스인 소송금융 업무를 총괄하면서 법률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챗봇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맡고 있다.
법조계에 AI 바람이 불고 있어 이공계 출신 법률가들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지난 8월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AI를 활용할 것을 건의했다. 사법부도 판사들의 재판 업무를 지원하는 자체 AI 모델 개발에 돌입했다. 한 글로벌 시장업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걸테크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6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