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金배추 된 이유...방출가능 물량 '제로'

2024-10-22 14:53
"8월 이후 배추값 폭등, 정부 수급관리 기능 미흡"
"비축사업 수입 활용, 국내 농업 고려 안 된 것"

김장철을 약 2주 앞두고 배추, 무 등 김장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인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무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금(金) 배추'라 불릴 정도로 지난 8월 이후 배추값이 폭등하고 있지만, 정부의 수급관리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이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산 배추에 대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1만7536톤(t)을 방출했다. 이후 9월 기준 272톤 방출을 끝으로 배추 비축물량이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표=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올해 배추 방출물량은 2022년(1만6463톤) 연간 방출물량을 초과했다. 그러나 배추 포기당 도매가격은 5658원(8월)에서 8395원(9월)으로 48.4%나 올랐다. 

10월 현재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상승한 배추값을 안정시킬 수단이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산물 가격안정과 수급관리를 위해서는 비축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가 수급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충분한 비축물량 확보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및 aT에서 운용하고 있는 14개의 비축기지의 평균수용량 감소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4년 기준 14개 비축기지 평균수용량은 5만2538톤이다. 2021년 6만5407톤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실제 시간당 수용량을 계산한 평균수용률 역시 2021년 94.1%에서 11.3%포인트(p) 감소한 82.8%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농산물 수급조절을 위한 비축사업 시 국산보다 비싼 가격의 수입농산물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정부는 국산 11개 품목과 수입산 9개에 대해 정부비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수입 농산물은 국내 농산물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이 의원실이 정부 자료를 검토한 결과 감자 1kg 비축에 국산 수매는 1688원이 드는 반면, 수입산 도입에는 2763 원이 들어 수입에 드는 비용이 64% 가량 높았다. 양파도 1kg 비축에 국산 수매는 1305원, 수입산 도입은 1422원으로 수입 비용이 9% 가량 높았다.

정부 예산안 기준 감자 수매물량은 2024년 1529톤에서 2025년 1000톤으로 34.6% 줄어든 대신 수입은 1041톤에서 1885톤으로 81.1% 늘어났다. 양파 역시 국내산은 2024년 1만1696톤에서 내년 9781톤으로 16.4% 가량 줄어들고, 수입은 3000톤에서 8000톤으로 166.7% 늘어났다. 

이원택 의원은 "최근 급등한 배추가격은 국내 주요농산물의 가격 안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공공비축기지의 확대 및 개선, 민간저장창고 이용 확대 등을 통해 가격변동성이 큰 농산물의 비축을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가 농산물의 수입과 비축을 결정하는데 있어 국내 농업 생산기반 유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