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정밀도 100배 높은 UAM도 뚝딱…현대차그룹, 테크데이서 SDF 비전 제시

2024-10-21 15:52

정밀 이송 설비 기술 및 통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UAM의 날개와 동체를 자동 정렬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앞으로 작업자 대신 물류로봇(AMR)이 공장에 입고된 자재와 부품을 자동으로 운반하고 야간 시간 로봇개가 공장 감시자 역할을 한다. 사람이 압력을 가해 조립해야 했던 비정형 부품은 기계가 자동으로 조립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2∼24일 이같은 스마트 팩토리 혁신 제조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신기술 전시회 'E-FOREST TECH DAY(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4'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은 이번 행사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그룹은 SDF를 비롯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스타트업 등 4개의 테마관에서 신제조 기술 200여건을 전시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6개의 그룹사가 28건, 스타트업이 5건의 전시에 참여한다. 

핵심 기술로는 △물류로봇(AMR)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 △비정형 부품 조립 자동화 기술 △무한 다축 홀딩 픽스처(고정장치) 기술 △SPOT(스팟) 인더스트리 와이드 솔루션 △UAM 날개, 동체 자동 정렬 시스템 등이 지목된다. 

그룹은 오는 2028년 양산 예정인 UAM의 도장 자동화 3D 시스템을 개발해 도장 과정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UAM 동체 및 날개 자동 정렬 시스템은 차량 대비 10~100배 이상의 조립 정밀도를 요구하는 UAM의 특성을 고려해 고중량의 UAM 동체와 날개를 1㎛(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자동 정렬하는 기술이다. 통상 3~5일 소요되는 과정을 몇 시간 작업으로 단축할 수 있다. 그룹은 금형 제작기간을 8주에서 2주로 줄일 수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과 하이퍼캐스팅 프론트·리어 언더바디 등 기초소재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물건을 적재한 물류로봇이 주변에 위치한 다른 로못을 인식하고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이 적용된 AMR의 경우 싱가포르 공장에 100대, 북미 공장에 300대 투입돼 SDF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체적이 3D로 자동 측정된 화물은 AMR을 통해 물류전용 공간으로 이동된다. 기존 직진 이동만 가능하던 로봇과 달리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해 정밀한 물류 운송을 가능하게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로봇과 엘리베이터를 동시 제어해 건물 내 상품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물류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로봇개 스팟은 공공산업, 민간산업, 경비 시장을 넘어 국가적 안보를 목표로도 개발되고 있다. 가령 공항의 폭발물 신고가 접수되면 이를 스팟이 수거해 폭파하는 식이다. '비정형 부품 조립 자동화도 핵심 기술로 꼽힌다. AI 비전 알고리즘을 통해 호스류, 와이어류 등 형태가 고정되지 않은 비정형 부품도 인식하고 피킹 포인트를 자동으로 산출해 제어 명령을 내리는 프로그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 본격 도입될 경우 자율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 될 전망이다.

향후 SDF가 구축되면 제조지능이 고도화되고 유연성이 확보되는 만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및 공장 운영이 가능해지고 이는 생산 준비기간 단축을 비롯해 생산속도 향상, 신차 투입 시 투자 비용 절감, 품질 향상 등의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 상무는 "SDF는 1층인 하드웨어부터 2층 제어·아키텍처, 3층 데이터 플랫폼, 4층 어플리케이션 등 4개층으로 이뤄졌고 이같은 구조를 통해 제조업 비용 3분의 1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연·자율제어로 고객니즈를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공장의 설비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