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우크라전 파병' 국정원 발표에 '침묵' 일관

2024-10-21 11:30
北, 국정원 파병 증거 부인 어렵다고 판단한 듯
통일부 "의도 예단하지 않고 동향 지켜보겠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의 침묵이 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공식 입장 역시 나오지 않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여기(국가정보원의 발표 내용)에 대해서 전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동향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확인했다"며 "이미 1차로 15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국정원 발표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북한 대내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에는 관련 소식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제 사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조작'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러시아 역시 입을 다문 상태다. 앞서 러시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북한군 파병설'이 제기됐을 당시 '가짜뉴스'라고 응수했으나, 국정원 발표 이후에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국정원 증거를 전면 부인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파병 사실을 인정할 경우 내부 민심을 잃을 수 있어 북한의 이같은 대응은 길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