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문화교류의 흔적 담긴 황금 보검, 영국 홀렸다

2024-10-20 16:44

영국박물관이 지난 9월 말 '실크로드' 전시를 통해 공개한 동·서양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보물 '경주 계림로 보검'이 최근 영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73년 경주 대릉원 주변 도로 공사 중에 발견된 신라의 옛 무덤들. 그중에서도 '계림로 14호분'에서는 기존 고분에서 볼 수 없었던 칼 한 자루가 나왔다. 금빛에 붉은 보석이 빛나는 '황금 보검'이 그것. 

동양과 서양 간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이 유물은 영국박물관이 올해 9월 말 공개한 '실크로드' 전시를 통해 주목받았다. 유럽 지역에서 경주 계림로 보검을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주 계림로 보검은 국내외 고고학계가 오랜 기간 주목해온 유물로, 그간 신라 고분에서 나온 칼과는 형태도, 문양도 달라 자세한 제작 시기와 만든 이를 추정하기 어려웠다. 특히 검을 장식한 석류석은 신라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 더욱 추정이 힘들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연구·조사 끝에 2010년 "이 보검은 5세기에 제작됐고, 중앙아시아의 집단이 동유럽 금세공 기술자에게 보검 주문을 의뢰한 것"이라고 추정, 1500년 전 대외 교류의 상징이 바로 '황금 보검'임을 밝혀냈다. 

영국박물관 측은 계림로 보검을 주요 유물 14건 중 하나로 꼽았다.

한편 전시에서는 계림로 보검을 비롯해 보물 '천마총 유리잔'·'경주 노서동 금목걸이'·'감은사지 동 삼층석탑 사리장엄구', 경주 용강동 무덤에서 1986년 출토된 인물상 등 총 8점의 신라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