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제자가 말한 한강 "교수님 배려 덕에...학교생활 뜻깊었다"
2024-10-20 15:26
한강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 재직 당시 제자였던 김모 씨는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얘기했다.
한강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교수로 재직했다.
익명을 요청한 김씨는 "2011년 서울예대에서 한강 작가의 소설창작론 수업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김 씨는 중증시각장애인이다. 책을 점자나 컴퓨터 음성인식기능을 활용해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그를 한강 교수가 배려해주었고, 그 덕에 학교생활을 뜻깊게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011년은 한강 작가의 소설 '희랍어 시간'이 출간된 때다. 김 씨는 교수실에서 그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한강의 소설 '희랍어 시간'에는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 강사와 말을 잃어버린 여자 수강생이 등장한다. 작가는 두 인물의 만남과 교감을 통해 인간의 상실과 고통, 희망을 담아냈다.
"2019년 사고로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을 때 교수님께서 병문안을 오셨어요. 난간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발을 헛디뎌 4m 아래로 추락해 수술하게 됐는데, 교수님께서 걱정해주셨어요. 아버지께 금일봉까지 전달하고 가신 것도나중에 알게 됐어요. 정말 고마운 분입니다."
둘은 사제의 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교수님이 '이런 데 일해보지 않겠느냐'며 일자리를 주선하시기도 했다"면서 "지난해 겨울에도 교수님이 초청해 주셔서 장애인들이 만든 공연을 감상하고 함께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그분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때 무척 기뻤다. '받을 분이 받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변함없이 좋은 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