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 선거에서 호남 텃밭 지키기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배춧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농작물 수입허가권'을 국내 생산자조합에게 주도록 하는 관련 입법을 당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에 있는 한 배추밭을 찾아 배추 재배 농민들과 '배춧값 안정화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해당 간담회는 최근 기상이변으로 배추 생산량이 줄어 배춧값이 폭등하자 현장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어기구 의원,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송기헌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 대표는 "기상이변이 일상이 돼버려서 장기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 같다"며 "생산비 인하, 생산의 큰 비중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 종자 문제 등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주한 진부농협 조합장은 "왜 물가만 오르면 농산물을 기준으로 잡는지 모르겠다. 요즘 커피가 4~5000원이 기본인데 마시면 10분만에 사라진다"면서 "배추 한 포기 사서 김치를 담그면 4인 가족이 며칠을 먹는다. 그런데 왜 농산물 할당관세라 해서 (물가가 올라가면) 수입해서 안정시키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특정작물이 흉작되면 수입하고, 풍작되면 나몰라라 하는 법을 바꿔야 한다"며 "생산자조합이나 생산자연합 등 해당 작물 재배조합에 수입허가권을 줘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 마늘값이 폭등하면 정부가 마늘을 수입할텐데, 마늘 농가들이 수입쿼터를 갖게 해서 그 이익을 해당 농가가 갖게 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본인들도 망하기 때문에 수입을 마구잡이로 하지 않으면서 자동조절 기능이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 위원장을 향해 "관련 내용을 농해수위에서 준비해서 당론으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잦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겨냥해 "이런 것도 거부권 행사하려나"라며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건데 빨리 추진해보자"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먹사니즘' 정책 중 하나인 '재생에너지 고속도로'도 논의됐다. 이 대표는 "강원도는 자연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잠재력이 상당히 큰 지역"이라며 "재생에너지 특화산업으로 지역 전략을 수립하면 장기적으로 강원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배추밭을 방문하기에 앞서 봉평재래시장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 들어 중단된 지역화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꿀 상인에게서 현금 2만원에 꿀을 구매하면서 "지역화폐로 사야 하는데, 지역화폐 예산이 다 떨어졌다고 한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런 것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