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전세보증액 1년새 8조→14조 급증…"보증사고 대비 필요"

2024-10-16 16:05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 대위변제 1200억원…회수율도 저조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역전세·전세사기’ 등 여파로 전세 계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전세 보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증사고도 발생하며 주금공이 돈을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규모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주금공이 늘어나는 보증사고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주금공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잔액은 13조81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7조9480억원과 비교하면 74%가량 늘었다. 보증건수 또한 4만1308건에서 7만87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주금공은 서민들이 전세자금이나 주택매수자금 등을 빌릴 때 보증을 서주는 업무를 한다.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할 때 주금공이 대신 갚아준다. 이를 대위변제라고 하며 주금공은 대신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집주인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자금을 회수한다.
 
보증 수요가 늘어나며 주금공의 대위변제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구상권을 통한 자금 회수율이 저조한 점도 우려스럽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의원이 최근 주금공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위변제 규모는 2022년 61억원에서 지난해 84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0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에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회수율도 저조하다. 지난해 회수된 금액은 164억원으로 회수율은 19%에 불과했고 올해는 101억원(8.3%)만 회수됐다.
 
김재섭 의원은 “늘어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규모에 대비하려면 주금공이 채권 회수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주금공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보증 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살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주금공은 다양한 조치를 통해 보증사고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에는 보증 시 주택가격 담보인정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춰 위험을 줄였다. 올해도 공실이 많은 다가구 세입자에 대해 보증한도를 줄이고, 악성임대인에 대한 보증 제한 제도를 신설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제도 변경을 통해 보증 사고금액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장경석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보증 가입을 어렵게 하면 사고는 줄겠지만 전세사기에 노출되는 세입자가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집주인이 임대보험 등에 가입하게 해 (재산·체납 등) 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