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영태 에스엘에스바이오 대표 "매년 영업익 3분의1 주주환원"

2024-10-22 06:00
코스닥 이전상장 1주년, 새 도약의 해
기술 혁신으로 사업 진입장벽 높여, 연말께 글로벌 빅파마에서 기술 이전 기대

이영태 에스엘에스바이오 대표이사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하준 기자]

"여의도 증권사 관계자들이 에스엘에스바이오를 CRO(임상시험수탁기관) 회사로 오해하고 CRO 업황에 따른 실적 가이던스를 물어볼 때마다 당혹스럽습니다. 저희는 전체 매출 중 20%를 신약개발 지원 사업에서, 의약품 품질관리 부문에서 80%를 올리고 있습니다. 의약품 품질관리는 의약품 생산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기준 적합성을 검증하는 사업입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에스엘에스바이오에서 이영태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10월 20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에스엘바이오는 IPO 1주년을 맞았다. 2007년 설립돼 의약품 품질관리, 신약개발 지원, 인체·동물용 체외진단키트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지난해 바이오 시장 위축과 코스닥 상장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9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7% 이상 줄어든 1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올해 하반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것으로 자신했다. 주주환원에도 적극 나서 영업이익 중 3분의 1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지 1년 됐는데 소회를 밝혀 달라.
"상장하면 어깨가 좀 가벼워질 거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다양한 책임과 이슈들이 추가됐다. 주주 수가 적을 때와 많을 때 느끼는 책임감이 달라졌다. 주주들과 소통하고 기업 밸류업을 하기 위해 주주들 의견을 듣고 금융당국 측 제안도 반영해 준비하고 있다.
윤리 경영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내년 1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할 예정이다."

-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했다. 수익성 악화 요인과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설명해 달라.
"주된 원인은 인건비 증가와 장비 투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출 45%가 상반기에, 55%가 하반기에 발생한다. 작년에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올해는 작년 수준 이상을 기대하고 있어 전년 대비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사주 9억원(20만여 주) 규모를 매입해 소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8월 신규 사업 관련 정관 개정을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기업 밸류업을 위한 회사 목표도 설명했다. 그중 하나가 영업이익 중 적어도 3분의 1 이상을 주주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중 자사주 소각을 우선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9억원을 들여 20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공시했지만 일회성으로 끝낼 생각은 없다. 주주들이 에스엘에스바이오 주식을 보유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영업이익 중 3분의 1을 주주환원에 사용하면 성장이 필요한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다른 바이오 회사처럼 신약 개발이나 유행하는 세포 치료제 연구개발과 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사업은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투자하고 업계 평균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자 원칙이다.
2022년 매출 약 110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을 20억원 이상 거뒀다. 지난해 실적이 하락한 이유는 인력 및 기본 설비 가동률이 50~6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감가상각비, 건물 임차료, 유지비, 전기료 등 대부분 회사 지출은 고정비용 수준이다."

-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인가.
"주식은 미래 가치를 선반영해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에스엘에스바이오는 현재 다소 저평가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말씀드릴 신규 사업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 점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주력 사업인 의약품 품질 관리 분야 경쟁 상황은 어떤가.
"에스엘에스바이오 주력 사업인 의약품 픔질 관리는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다. 항체 치료제나 화이자의 mRNA 백신을 수주하려면 먼저 의뢰 계약서가 있어야 하고, 그 계약서를 바탕으로 시험을 위한 분석 장비와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기술이전을 받아야 한다. 이후 식약처에서 평가 인력을 파견해 의약품 품질을 관리를 위한 회사의 장비와 인력, SOP(표준작업지침서)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이틀 정도 판정한 후 시험법을 허가해 주는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절차가 타 기관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미는 사업 기회의 독점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봐도 되나.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금까지 식약처에서 약 300가지 시험법을 허가받았다. 회사의 가장 중요한 무형 자산이다. 새로운 제품이 들어올 때마다 시험법을 추가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노하우가 쌓인다.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고 제품 수를 늘리는 것도 어렵지만 역설적으로 거래처가 타 기관으로 이동하기 어려워 사업 안정성이 높다.
특별히 큰 문제가 없다면 의약품 품질 관리 사업은 안정적이고 초과 이윤이 보장된다. 식약처 관리를 통해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시장 자체는 크지 않지만 진입 장벽이 높고 이익률이 높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저희는 매출 대비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돈만 있다고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

-연말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 이전 계약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진위 여부는.
"글로벌 빅파마와 품질 검사 위탁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며 계약 자체는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에스엘에스바이오가 후보 업체로 선정된 이유가 자체 시장조사와 품질 검사 기술 수준을 감안해 결정됐다고 설명하고 싶다."